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한 군부대 소속 운전수가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불을 붙였다가 갑자기 번진 불길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청진시의 한 군부대 산하 후방공급소에서 화물차 운전을 담당하는 운전수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세대에서 불이 나는 사고로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해당 운전수는 이날 출장을 마치고 귀가한 뒤 집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불을 붙였는데, 그 순간 불길이 치솟았다고 한다. 다행히 이웃 주민이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달려와 진화에 나서면서 불이 집 전체로 번지기 전에 꺼졌다.
주변 주민들은 불길을 조금만 늦게 잡았어도 아파트 전체로 번져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운전수가 집 안 작은 창고에 보관해 두고 있던 휘발유통에서 새어 나온 유증기에 불꽃이 옮겨붙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유증기는 인화성 액체가 증발하면서 발생하는 기체로, 밀폐된 공간에 차 있으면 작은 불씨에도 폭발적인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운전수는 평소 휘발유 약 10㎏을 집 안에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군부대나 기관·기업소 소속 운전수들이 공식 업무 외에 개인적으로 돈을 받고 사람이나 짐을 실어 나르는 비공식 운행으로 돈벌이하기 위해 연료를 따로 확보해 두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개인 벌이를 하려면 운전수가 운행에 필요한 연료를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해 운전수들은 평소 휘발유를 여유 있게 확보해 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고, 부족하면 ‘연유(燃油) 장사꾼’에게서 추가로 사들이거나 반대로 남은 연료는 1~2병 또는 1~2리터씩 소량으로 되팔기도 한다.
운전수들이 연료를 집 안 창고나 방 한쪽에 보관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개인 돈벌이 관행이 일상화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운전수들이 개인 벌이를 뛰려면 휘발유를 자체로 보장해야 해 집에 얼마간씩 두고 살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는 이웃이 바로 달려와 불을 꺼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휘발유는 불이 직접 닿지 않더라도 증발한 기체에 불꽃이 튀면 순식간에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거 공간에 휘발유를 보관하는 것은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에는 이런 안전의식이 부족한 데다 생계를 위해 연료를 상시 확보해야 하는 운전수들이 적지 않아 유사한 사고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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