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권익 보호와 북한 주민의 자유 수호를 위한 창당을 목표로 한 준비위원회가 18일 출범했다.
탈북민 200여 명은 이날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진행된 발기인 대회에서 ‘남북통일당'(가칭)이라는 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노현종 NK경제인연합회장,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등 5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아울러 이들은 창당준비위원회 발기 취지문에서 “남북한 주민 8천만 명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낼 수 있는 통일 정당이 없는 것이 슬픈 현실”이라며 “8천만 남북한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내고 미래의 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정당을 창당”한다고 전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2천3백만 명의 북한 동포들의 자유와 북한 민주화를 위해 탈북민들이 거대한 힘을 발휘할 때가 왔다”며 탈북민 정당 창당의 의미를 소개했다.
이어 강 대표는 “3만 5천명의 우리 탈북민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집단”이라며 “탈북민의 권익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김정은 정권의 노예로 전락한 북한 주민을 대변하기 위한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모여 창당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구 자유한국당)에 인재 영입돼 4.15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축사를 통해 “사선을 함께 넘어온 동지들이 도전에 나선 것을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앞으로 남북통일당이 창당되면 많은 탈북민이 당에 들어올 것이며 많은 북한 동포들이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흥광 대표는 “탈북민 동지들을 이곳에서 만나니 그동안 우리들의 애환이 모인 것 같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북한을 떠나기만 하면 어떤 시련도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한민국의 삶이 녹록지만은 않았다”며 “남북통일당은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자와 북한의 형제들을 모두 안아주는 지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대표도 “우리가 탈북했던 정신으로 뭉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공동대표들과 최고위원들이 탈북민 동지들의 심부름꾼이 되겠으니 다같이 힘을 모아보자”고 독려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60대 남성 탈북민은 “2005년에 탈북해서 한국 사회에 정착한 이후 탈북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줄 수 있는 정치 조직이 출범해서 기대가 크다”며 “탈북민 정당이 북한의 개방과 민주화에도 견인차 역할을 해서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을 빨리 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민 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탈북민도 있었다. 한 여성 탈북민은 “우리 탈북민들을 위한 정치적인 당이 생긴 것은 매우 기대가 되고 또 희망도 생기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인이 되고자하는 일부 탈북민의 권력욕으로만 끝이 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당이 조직됐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그 역시 “처음으로 탈북민을 위한 탈북민의 정당이 생긴 만큼 탈북자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정당으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