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30일 감금 조치’…北 당국, 혜산·삼지연 재차 봉쇄령 하달

밀수 사건 발발에 29일부터 이동 및 출근도 금지...소식통 “주민들 ‘아연실색’”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사진=데일리NK 대북 소식통 제공

북한 당국이 양강도 혜산시와 삼지연시 일대를 최근 재차 봉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 지역 일부 주민이 중국 상품을 북한으로 밀수했다면서 취한 조치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느닷없이 또다시 ‘감금’ 상태에 놓이게 됐다.

양강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정부가 지난 29일 오후 5시부터 혜산시와 삼지연시를 또다시 봉쇄했다”면서 “이번 봉쇄 기간은 30일간 진행되며 도(道) 안의 모든 도로와 윤전(운전)기재 유동(이동)차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노동자들도 기업소 출근이 금지됐고, 시장도 당분간 운영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이제 주민들은 집에서 어디 가지도 못하고 꼼짝도 못 하게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봉쇄에 대한 원인은 일단 지난달 27일에 발생한 사건에서 출발했다. 당시 혜산시 주민 2명이 삼지연시 인근에서 맛내기(조미료), 사탕가루(설탕), 콩기름 등을 밀수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정황이 드러났고, 이에 밀수를 방조(傍助)해준 국경경비대 군인의 자수로 이 주민 2명도 도 보위국에 긴급 체포됐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건을 보고 받은 당국이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유입 전파 차단’ 명목으로 추가 봉쇄를 명령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만연된 외부와의 연결 고리를 끝까지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담긴 경고의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발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상 초유의 ‘30일 감금 조치’에 주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먼저 주민들 사이에서는 “굳이 30일간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만들어야 했냐”라는 목소리 나오고 있다. ‘코로나 과잉 방역’을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코로나 경제난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전 봉쇄 기간에 아사자 발생에 관한 소문을 접한 주민들이 “이제 진짜 앉아서 굶어 죽게 생겼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8차 당(黨)대회 특별경비기간에도 인원과 물자 이동을 차단해 일부 상품값이 상승했다”면서 “지금도 막막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형편인데, 향후 식량과 땔감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9월 밀입국 사건이 발생하자 혜산시와 삼지연시를 봉쇄했고, 11월에는 금(金) 밀수 및 탈북 사건으로 혜산시를 전면 봉쇄한 바 있다.

“새해에도 봉쇄령 하달되면 대량 아사 사태 도래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