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 확산”…北, 방학 3차 연장-5월초 개학 예고

소식통 "학생에겐 '자가 격리'만 강조...각 학교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 계획 마련 中"

북한 평양초등학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류경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달 말까지 방학 일정을 또 다시 연기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번 방침은 3차 조치로, 북한 교육성은 지난 2월 20일, 3월 16일 각각 방학 연장을 지시한 바 있다.

6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교육성은 지난 3일 전국의 모든 학교에 ‘4월 말까지 방학을 재연장한다’는 지시를 하달했다.

교육성은 재연장 이유에 대해 ‘전세계적 분위기를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북한)에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전염확산 추이를 볼 때 우리도 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매체를 통해 지속 내세우고 있는 ‘코로나 청정구역’을 강조하면서도 정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당초 계획했던 이달 17일 개학이 계속 밀리면서 학사 일정 짜기도 쉽지 않아졌다. 2월 중순부터 이달 말까지 약 3개월 동안의 학습량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교육성은 5월 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개학을 할 것이라고 각 학교에 예고했다”면서 “또한 지금까지 밀린 수업은 각 교원(교사)이 현지 실정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에서는 여름방학 기간(대체로 7~8월) 보충 수업을 진행, 학습 진도를 최대한 맞추겠다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한다. 즉, 각 학교 교무부에서는 ‘여름방학은 없다’는 전제 아래 당국에 제출할 학습 계획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방학 연기 결정의 직접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별다른 조치가 하달되지는 않았다. 북한 교육 당국은 “각자 집에서 격리를 잘하는 것이 애국심의 발현”이라는 점만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초유의 ‘학습 공백’에 온라인 학습 체계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교육정보 봉사(서비스)체계인 ‘지식의 바다’ ‘최우등생의 벗’ 등을 통해 각종 과목의 핵심 내용을 접근할 수 있고, 문제집도 풀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학생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고 한다. 각 학교에 설치된 컴퓨터나 휴대전화 온라인망을 통해 접속할 수 있지만, 학교에 갈 수도 없고 타치폰(스마트폰)이나 컴퓨터도 없는 학생의 경우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국내 인터네트(인터넷)망으로 학습하려고 해도 콤퓨터(컴퓨터)가 없는 집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면서 “일부 간부 자식들은 손전화(휴대전화)로 공부한다고 하는데, 일반 주민들은 하늘만큼 비싼 월(月) 통신 요금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잇따른 방학 재연장 조치에 현지에서는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당국의 선전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애들 공부까지 미룬 적은 없었는데, 나라 사정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한편, 김일성종합대학 수재조 올해 졸업생들은 전원 박사원(대학원)에 이달 1일 진학했고, 현재 철저한 국가적인 방역 조치하에 강의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