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김정은 체제를 진정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민주화 의식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의 미래는 군사력 강화에만 목매는 당국이 아닌 주민의 선택에 달려있는 만큼 객관적 정보를 유입해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것.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사진)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6 북한 정보자유화를 위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킬 수 있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지수를 높이는 데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각성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권리의식은 북한의 변화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정보자유화는 북한주민의 알권리와 인권개선을 촉진해 북한의 정상국가화와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보 자유화 방안으로 “대북방송과 전단, USB 등의 저장매체를 활용한 정보유입을 지금보다 대폭 강화해야 한다”면서 “(또한) 북한 주민과 외부세계의 직접적인 접촉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엘리트와 관료들을 대상으로 교육이나 정보제공도 적극 늘려야 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의 진실을 제공하기 위해 대북라디오 방송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가공되지 않은 ‘정직한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실’을 북한 내로 유입하면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이를 통해 멀지 않은 장래에 유의미한 변화가 북한 내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회의에서는 북한 당국이 ‘5호담당제(북한 주민 다섯 가구마다 한 명의 5호담당 선전원을 배치해 간섭, 통제, 감시하는 제도)’도 모자라 컴퓨터 운영체계를 통해 주민들의 생활을 전방위로 감시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컴퓨터 운영체계(OS), ‘붉은별 3.0’을 통해 이 같은 감시가 이뤄진다는 것.
독일 정보기술(IT) 보안기업 ERNW의 보안 분석가인 플로리안 그루노 씨(Florian Grunow·사진)는 (독일)현지에서 스카이프 화상을 통해 “북한 당국은 내부 인트라망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고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붉은별 3.0은(이런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컴퓨터 운영체계”라고 밝혔다.
붉은별은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운영체계로서 북한의 정부 주도 IT개발센터인 조선 컴퓨터센터(KCC)가 개발했다. 그루노 씨는 ‘붉은별 3.0’은 ▲미국 애플사가 만든 MAC 운영체계 ‘X’의 외양과 사용감을 갖추고 있고 ▲컴퓨터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코드를 변형 또는 자체 제작 ▲암호화 모듈 등 추가적인 핵심 구성요소가 설치된 독창적인 운영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 유학했던 러시아 유학생이 북한 당국 몰래 ‘붉은별’을 가지고 나왔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했는데 이를 지난해 2월경부터 분석했다”면서 “붉은별은 웹브라우저 기능 뿐 아니라 심지어 음악 작곡 프로그램까지 갖추고 있는 완벽한 운영체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 운영체계가 북한주민들의 삶 개선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감시를 위해 만들어졌음을 분명히 했다.
그루노 씨는 “붉은별이 설치된 컴퓨터를 거친 모든 파일엔 ‘워터마크’라는 추적가능한 일종의 꼬리표가 달린다”면서 “북한 당국은 이를 통해 특정 파일을 최초로 배포하고 또 이를 활용했던 사용자들을 연쇄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파일을 열어보지 않아도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워터마크가 달린다”면서 “이는 에빌트윈이라는 무선 접근 노드(통신망 제어 지점)를 가능해 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국제회의는 국민통일방송과 (사)통일아카데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대북방송협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