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시민논객에게 북한 3대세습과 인권유린, 북핵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며 답변을 회피한 이상규 통합진보당 당선자가 23일에는 “남쪽에서는 (3대세습과 인권유린이)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면서 “그것을 인정하면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남쪽 자본주의 체제를 북한이 인정하겠느냐. 이해조차도 안될 것이다. 아마도 북한 사람들은 남한을 퇴폐적 사회 쯤으로 생각하지 않겠느냐. 남한도 인권탄압이나 후계세습 문제는 당연히 이해되지 않는다. 문제는 계속 이렇게 이상한 집단으로만 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한 자본주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나 우리가 북한의 인권유린과 3대세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다를 게 뭐냐는 주장이다.
이 당선자의 세습과 인권유린 ‘이해’ 발언은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2010년 북한 3차 노동당대표자회 이후 내놓은 ‘후계체제가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하더라도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는 논평과 같은 맥락이다. 같은 당 이석기 당선자가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한다”는 주장과도 판박이처럼 유사하다.
그는 “북한은 북한대로 전쟁 이후 여전히 미국과 대치상태인데다, 이라크·아프간·리비아 등이 서방, 특히 미국에 의해 침략당하는 모습을 보며 나름대로 생존방식 추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북한이 왜 저러는지 제대로 알려면 교류와 협력이 보다 강화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돼 상호협력을 높이는 게 더 필요한 것이다.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사악시하기만 한다면 남북관계 문제해결이 안되고, 대결국면으로 치닫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북여부 안 밝히면 공직 물러나야 한다’는 진중권 씨의 주장에 대해 진 씨에게 굉장히 실망했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사상검증을 하려는 태도는 잘못됐다. 스스로 사상검증에 반대한다면서 ‘공직자는 밝히라’는 것은 어디에도 나와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자신이 100분토론에서 시민논객 홍지영 씨의 3대세습 등의 질문을 받고 ‘사상검증을 거부한다’며 답변을 거부한 이후 극심한 색깔론에 시달리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100분토론 끝나고 잠깐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었다”면서 “20세부터 민주화운동을 일관되게 해왔던 진보인사라 나름 여기고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종북주의자로 둔갑돼 있었다. 뿔달린 빨간 악마가 됐다”라며 종북주의 논쟁의 희생양으로 자신을 묘사했다.
이 당선자는 자신을 20대부터 민주화 활동을 해온 진보운동가로 소개했지만 종북 지하당인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판결문에는 그가 수도남부지역사업부 책임자로 기재돼 있다. 민혁당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고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1992년 결성된 지하 전위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