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국가 직무유기’ 항소심 기각

▲ 21일 재판결과를 납북자 가족들에게 알리는 최우영 회장

서울고등법원 제3민사부는 21일 오전 6.25 이후 납북자 가족들이 2000년 6.15 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국가의 직무유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납북자 가족들은 “정부가 납북자를 구출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가 분명하다”면서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추후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으로 끌려간 어부 등 납북자 가족대표 12명은 2000년 6.15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인 납북자를 구출할 직무를 유기해 가족들에게 피해를 줬다면서 2000년 1월 국가를 상대로 처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평화통일 달성이라는 궁극적 목표와 납북자에 대한 북한의 신경질적 반응을 감안하여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정책적 고려’라는 이유를 들어 당시 김대중 정부의 직무유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납북자 가족을 대표해 재판에 참석한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한 명의 국민이라도 구출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인데도 ‘소탐대실의 우’를 다시 판단근거로 제시한 재판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 동석한 한 납북자 가족은 “정동영 장관이 지난해 말 납북자 문제를 남북회담에서 직접 거론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생사확인 문제라도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납북자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잇달아 패하자 관련 입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6월 25일 관련 상임위에 ‘납북자 관련 특별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납북자 가족들의 피해를 규명하는 내용뿐 아니라 피해자 가족에 대한 보상 내용까지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