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값 66.7% 폭락했는데…주민들 김장 포기 ‘아이러니’

김치
일반 가정에서 만든 월동용 김치.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난에 따라 김장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매년 10월 중순이면 김장을 시작하는데 김장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면서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 배추도 준비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김장을 다소 일찍부터 시작한다. 특히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양강도는 원래대로라면 김치를 담그는 일이 한창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우선 김장이 작년보다 10일 정도 늦춰졌다고 한다. 준비 자체가 늦어졌다는 뜻이다.

또한 작년에는 생활 형편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나가 배추와 무 가격이라도 알아보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발길조차 돌리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배추와 무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혜산 시장에서 1kg당 각각 1,5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1200원, 700원) 소폭 오른 수치다.

가뭄과 비료 부족으로 전반적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시장과 길거리 장사 통제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고춧가루 가격은 지난해 대비 대폭 하락했다. 현재 1kg에 1만 5,000원으로 작년 동기(4만 5000원) 66.7% 떨어졌다. 이는 김장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본지는 지난 20일 당국이 김장철을 앞두고 각 도에 가을 채소를 자체로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앙에서는 공급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공표한 셈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김장용 채소 도에서 자체로 보장하라” 지시에 일꾼들 ‘골머리’)

소식통은 “위(당국)에서는 생계는 보장해 주지 않고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핑계로 시장과 주민 단속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면서 “김장철이 한창이지만 아무런 공급 없이 세월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의 한숨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