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자들, 中서 ‘휠라’ ‘르꼬끄’ 등 한국 납품 옷 제작”

중국 소식통 "한국발 발주 없으면 북한 노동자구 안 돌아간다…그만큼 물량 많아"

중국 랴오닝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북한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 5만여 명이 현재 중국에서 외화벌이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서 한국에 납품하는 의류도 가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데일리NK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한국발 의류 제작 주문이 증가해 북한 노동자들이 채용돼 있는 의류공장에서도 한국에 납품될 의류들을 제작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이 가공하는 한국 의류들은 대부분 등산복이나 운동복, 점퍼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중국인 의류공장 관계자는 본지에 “한국으로 납품되는 휠라, 르꼬끄 등 의류 상품들을 북한 노동자들이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발 발주가 없으면 북한 노동자들 있는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이전에는 한국 상품 주문이 많지 않았는데 지난 7월부터 한국 기업의 하도급 주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 중국 내 기업과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 공장들도 문을 닫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공장 가동이 정상화됐고 올해에는 오히려 발주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도 북한인 채용 공장의 주문량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2800~3200위안으로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약 20~30%가 인상된 것으로 확인된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中 파견 북한 노동자들 임금 대폭 인상돼…체류도 장기화될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중국인들의 1/4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도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가공업에 종사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8000~1만 2000위안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채택함에 따라 유엔 회원국 내 소득이 있는 북한 노동자 전원을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명기했지만 북한 당국은 코로나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후 자국 노동자를 소환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 몽골 등 신규 해외 파견 노동자를 확대하면서 적극적으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한편, 과거에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 주문한 의류 발주가 북한 공장으로 하도급되면서 북한 내 피복공장에서 한국 의류가 생산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국경봉쇄로 중국발 주문 ‘뚝’…北, 의류공장 가동 중단)

하지만 국경봉쇄 이후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자재 반입과 완제품 반출이 제한되면서 이런 상황은 거의 전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