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용 채소 도에서 자체로 보장하라” 지시에 일꾼들 ‘골머리’

북한의 김장철 풍경.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김장철을 앞두고 각 도에 김장용 가을 채소를 자체로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려 도내 일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김장용 남새(채소)를 자력갱생으로 무조건 자급자족하라는 중앙의 방침이 최근 도들에 내려져 양강도 당위원회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는 지난 13일 도내 기관·기업소 단위 책임자 등이 참가한 도당 전원회의를 열어 올해 김장용 가을 채소를 도에서 보장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을 전달하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를 도에서 자체로 풀라는 당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당은 이 자리에서 주민들에게는 쌀도 중요하지만, 반년 식량이나 다름없는 김장용 채소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주민들이 배를 곯지 않게 채소 공급에 앞장서야 한다고 다그쳤다.

아울러 도당은 현재 도내의 가을 채소 재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한편, 비료공급 상태도 확인해 김장용 채소가 부족하지 않게 비배 관리를 잘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도당은 기관·기업소들이 소량의 국가공급에만 매달리지 말고 각 부업지를 잘 관리해서 자체로 김장용 채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국가공급용 채소농장으로 지목된 농장들을 기관별로 맡아 지금부터 관리에 애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전에만 해도 다수의 남새를 중국에서 밀수입해 김장용 남새나 맛내기(조미료)를 해결했지만, 코로나로 일체 수입이 근절된 조건이라 도내 일군(일꾼)들이 김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주민들은 당에서 아무리 일꾼들을 닦달하고 사상 교양을 해도 배추나 무 같은 김장용 채소의 수확량이 갑자기 늘진 않을 것이라면서 상황을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쌀도 부족한 형편에 김장 문제까지 부닥친 주민들은 실제 올해 김장용 채솟값이 또 얼마나 비싸질지 모르겠다면서 가시지 않는 가난이 지친다는 등의 넋두리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다른 도들에서는 김장용 남새까지도 밖으로 흘러나가지 못하게 미리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다”며 “해마다 가을 남새가 부족한 양강도와 같은 북부 지방의 김장 형편은 올해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