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민들에 “2014년 김정은 노작 학습하라” 지시…내용은?

"식량 문제 해결로 반공화국 책동 극복" 재차 강조...소식통 "농민들 피로감 호소"

북한 농촌지역 오토바이
북한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오토바이를 탄 주민이 논두렁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농업을 ‘정면돌파전의 주타격 전방’으로 선언한 이후 농업 생산량 증대를 지속해서 강조해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국 도·시·군 농촌경영위원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작을 학습하라는 방침이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지난 6일 전국 도 및 농촌경영위원회별로 2014년 2월 6일 분조장대회에서 발표된 원수님(김 위원장)의 노작 단행본 학습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이후 7일부터 평양시 주변 농장의 작업반과 분조, 농장원들이 참가하는 노작 원문 학습이 농장관리위원회 선전실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평양의 농장들에서 학습하고 있는 노작은 지난 2014년 2월 6일 진행된 전국농업부문분조장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서한으로, 당시 김 위원장은 “농업전선은 사회주의 수호전의 전초선이며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힘을 집중하여야 할 주타격 방향”이라면서 농업생산 확충을 주문한 바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우리가 강성해지고 잘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제국주의자들은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압력과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우리 인민들이 식량난을 겪게 하여 그들의 마음속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허물어보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떻게 하나 농사를 잘 지어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함으로써 적들의 반공화국, 반사회주의 책동을 짓부셔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는 ‘사회주의농촌태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라는 제목의 해당 서한을 ‘김정은 노작’으로 발전시켜 단행본으로 발간했는데, 북한 당국은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다시금 이를 학습하라고 지시하면서 농업부문에서의 성과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선포하며 농업생산 증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올해 첫 행보로 농업생산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며 “순천린(인)비료공장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들 중의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올해 주타격 방향을 농업생산으로 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이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지금 위(당국)에서 농장들에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인민군대의 기본전투단위는 중대이지만, 농업생산 부문의 기본 전투단위는 분조’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노작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지난 2014년 발간한 김정은 노작 단행본 표지. /사진=데일리NK

김정은 노작 학습은 일단 평양시 농장들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이후 2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을 계기로 전국의 농장으로 노작 학습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농촌은 지금이 제일 바쁜 시기인데, 이번 포치로 매일 오후 5시부터 30분씩 노작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며 “노작에 준해서 당의 농업과학 방침에 맞게 실질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토론하는 것인데, 이런 학습을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까지 하라는 지시도 내려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각 농장에서는 노작 학습에 뒤이어 곧바로 1시간씩 농업과학기술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농업과학기술학습은 원래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다 이번 노작 학습 방침이 내려지고 난 뒤부터 매일 학습으로 바뀌었다.

다만 소식통은 “농업과학기술학습은 필기식이 아니라 농장관리위원회 기술지도원들이 만든 TV편집물을 보는 것으로 방식이 달라졌다”며 “농장원들이 종일 일하고 저녁에 들어와서 필기식으로 학습하면 반항심이 생길 수 있으니 필기도구도 가져오지 말고 그냥 보고, 듣고, 말로 표현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 저녁 1시간 30분씩 진행되는 노작 학습과 농업과학기술학습에 농민들이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로 농장관리위원회 선전실에서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꾸벅꾸벅 조는 농민들도 다수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