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경비대 복무 선호도 ‘뚝’…개인 밀수 막혀 돈줄 끊긴 탓

코로나 이후 복무 여건 악화…가을 초모 앞둔 부모들이 자식 국경경비대 배치에 돈 쓰는 경우 없어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두만강변에서 순찰중인 국경경비대 군인 모습. /사진=데일리NK

국경경비대 복무에 대한 북한 내부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개인 밀수를 눈감아주거나 비호하는 대가로 뒷돈을 챙길 수 있고 복무 환경도 비교적 나아 선호도가 높았으나, 코로나19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되고 개인 밀수가 막히면서는 비선호 복무지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혜산시에 주둔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형편이 코로나 전과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며 “그전에는 차림새도 멀끔하고 얼굴에 윤기가 돌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경경비대는 과거 간부 자녀부터 일반 주민 자녀까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선호하던 복무지 중 하나였다. 일반적인 군부대와 비교해 훈련 강도가 세지 않고,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개인들의 밀수 행위와 관련해 대가성 뇌물까지 쏠쏠하게 챙겨 생활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복무 기간에 5만 위안 이상을 모아서 제대를 앞두고 냉장고나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을 마련해 집으로 보내는 군인들이 적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 강화로 경비 교대 간격이 촘촘해지는 등 근무 강도가 높아지고 뇌물을 챙길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 데다 심지어는 배까지 곯고 있어 국경경비대 선호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혜산시에 주둔한 국경경비 25여단 소속 군인들은 코로나19 이전 개인 밀수가 성행하던 시기에는 매끼 쌀과 잡곡을 7 대 3 비율로 섞은 밥에 최소 두세 가지 반찬까지 갖춰 먹었다고 한다.

당시 군인들은 하루씩 돌아가며 식사 당번을 맡았는데, 당번을 맡은 군인이 개인 밀수꾼들에게서 챙긴 돈으로 식재료를 구입한 뒤 민가에 부탁해 반찬을 만들어서 부대로 가져오는 식으로 식사를 마련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본래 군인들의 식사는 부대가 책임져야 하지만 식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군인들이 밀수를 묵인해 주며 얻은 돈으로 부족한 식사를 스스로 보충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개인 밀수가 막히면서 자체 식사 조달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최근에는 쌀이 전혀 섞이지 않은 강냉이(옥수수)밥에 염장무 몇 조각과 소금물에 가까운 국이 전부일 정도로 식사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배고픔을 거의 느끼지 않았고, 배가 고프더라도 민가에 나가 음식을 얻어먹거나 사 먹을 수 있어 배를 곯는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식사도 부실한데 민가 출입도 엄격히 통제되면서 부대 밖에서 보충하기도 어려워 군인들이 허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올해 봄 초모로 국경경비대에 배치된 군인들만 봐도 대부분 노동자, 농민의 자식이고 간부 자식들은 없다”면서 “이제는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부모에게 용돈을 부탁해야 하는 등 일반적인 부대들과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올해 가을 초모를 앞두고 일부 부모들이 뇌물이나 연줄을 동원해 국경경비대가 아닌, 복무 여건이 비교적 좋다고 소문난 부대에 자식을 보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과거에는 뇌물을 바쳐서 국경경비대에 들어가려 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배치를 피할 정도로 국경경비대가 기피 복무지가 됐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여기는 군복무를 거의 10년을 해야 해 부모들이 뇌물을 고여서라도(바쳐서라도) 조금이라도 환경이 좋은 곳에 자식을 보내려 한다”면서 “이번 가을 초모를 앞두고 몇몇 부모들이 벌써 움직이고 있지만, 과거처럼 국경경비대에 보내달라며 돈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사동원부 일꾼들 사이에서조차 ‘국경경비대는 이제 한물갔다’라는 말까지 돌고 있을 정도”라며 “예전처럼 개인 밀수가 성행하지 않는 한 국경경비대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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