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자율주행 무인원료운반차 완성”…공장 무인화 박차

자율주행운반차
북한 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가 13일 자율주행연료운반차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사진=아리랑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지난 2017년 처음 개발을 시작한 무인원료운반차를 3년여 만에 완성했다고 선전 매체 메아리가 13일 전했다.

매체는 이날 “최근 국가과학원 111호제작소 과학자들이 무인원료운반차를 우리 식으로 완성했다”며 “이번에 연구·개발된 무인원료운반차는 사출 공정의 동작 환경에 맞게 외형치수, 주행방식, 조종방식 등을 우리 식으로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어 “(무인원료운반차는) 성능대 가격 비를 고려한 합리적인 수감부(경로유도, 장애물 회피, 무게 등)들을 선정하고 적용했다”며 “모호 PID(Fuzzy PID, 자율주행 제어기술 중 하나) 조종에 의한 경로 주행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경로유도, 장애물 회피 센서 등이 언급되고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에 경로를 안내하는 자기유도선이 없는 점으로 미뤄보아 무인원료운반차는 고정항로식이 아닌 자율항로식으로 보인다. 모호 PID가 최근 무인 이동체 자율주행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매체는 “무인원료운반차는 조종 콤퓨터(컴퓨터)에 의한 조종 방법과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리용(이용)한 조종방법(수동조종방법)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HMI는 사람과 기계 사이의 인터페이스(사용자가 기기를 쉽게 동작시키기 위해 도움을 주는 시스템) 역할을 하는 장치로, 기계를 조작하기 위한 터치스크린 등을 일컫는다. 자동 조작이 힘든 상황을 대비한 별도의 조종기를 만들어 둔 셈이다.

북한의 자율주행 무인운반차 개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속 강조해온 과학기술, 국산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기계 제작공업, 전자공업과 정보산업, 나노 산업, 생물산업을 비롯한 첨단기술산업의 발전을 위한 전략과 목표를 세우고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모든 부문에서 과학기술과 생산이 일체화되고 생산공정의 자동화, 지능화, 무인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 어미 공장, 표준공장을 꾸리고 일반화하여 경제 전반을 세계 선진수준에 올려세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확장해서 살펴보자면 김정일이 1990년대 후반에 강조한 CNC 기술혁명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김정일은 당시 CNC 기술혁명에 대해 1단계 ‘ 생산공정 CNC화’, 2단계 ‘가공구역을 자동화된 유연 생산구역으로 개조’, 3단계 ‘통합생산체계 구축’, 4단계 ‘생산공정 무인화’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2010년 3.26전선 공장의 일부 공정 무인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신의주화장품공장,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등 여러 기업에 무인화를 적용해왔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전국 150여 개 공장 기업소에 통합경영정보체계 ‘대안 2.0’을 공급했다.

북한이 1990년대 말 설정한 생산공정의 무인화 목표에 진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에 북한이 오는 16일 김정일 생일을 맞이해 무인화를 김정일의 업적이라고 띄우며 김 위원장이 대를 이어 생산공정 무인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중이라고 선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천만이 심장 속에 영원한 태양의 모습’이라는 글을 통해 김정일이 CNC화 실현을 위해 고난의 길을 헤쳐나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