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방호복 생산에 투입된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본지가 지난달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소재 의류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마스크와 방호복 제작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관련기사 : 中 의류·방제공장 ‘활로’ 찾자 北 노동자들 ‘안도의 한숨’)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이 보내온 사진 속 북한 노동자들은 일렬로 앉아 하얀색 방호복을 생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및 감염을 막기 위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방역에 필요한 물품 수요가 폭증하자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까지 투입돼 방호복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22일 “최근 의류공장에서 옷보다 수요가 많은 방호복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동안 일을 못 했던 조선(북한) 노동자들이 투입돼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았던 의료 임가공 공장들이 방역물품 수요 폭발에 오랜만에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방호복 제작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 18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에서 활동하는 한 북한 무역일꾼은 이날 “하루 기본 12시간 노동에 야근까지 하면 새벽 2, 3시까지 일을 한다”며 “코피를 터트리거나 힘겨워 하는 아이들(노동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들이 과거 노동 착취공장(Sweatshop)을 연상케 하는 심각한 수준의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에 18시간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일꾼은 “아이들은 겨우 중국 돈 1,700~2,000위안을 받고 있다”며 “지금 임금은 비현실적인 수준이다”고 했다.
랴오닝성의 2020년 월 평균 최저임금은 1,550위안이다. 이는 월 9시간 정도를 일하는 중국 노동자들이 각종 야간 수당 등을 합치지 않고 받는 최소한의 돈이다. 이와 비교하면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비용은 터무니 없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통일연구원은 이달 초 발표한 북한인권백서2020를 통해 북한 해외 노동자 대부분 저임금으로 일하고 있으며 장기간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법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주 최대 52시간까지 일하도록 제한해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하고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키는 내용을 포함한 대북 제재 2397호를 결의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등으로 여전히 상당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 남아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