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층, 학원서 K-pop 커버댄스 배운다

소식통 "단속해도 막지 못할 것...예능 통해 춤·노래 습득하기도"

방탄소년단(위), 아이즈원(아래) / 사진 = 연합뉴스

북한에서도 방탄소년단(BTS)·아이즈원 등 아이돌 가수의 커버댄스(특정 가수의 춤을 모방하는 행위)를 볼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K-pop 커버댄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 아이돌 가수의 춤을 가르쳐 주는 학원까지 등장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 젊은 층에 한국 가수들이 노래하면서 댄스를 하는 예능 프로가 인기가 많다”며 “그 예능 프로들을 보면서 춤이나 노래를 배우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런 것(K-pop 커버댄스)이 유행하는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조선(북한)도 이제는 모든 문화생활 보는 시야가 생겨났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그것에 맞게 춤을 가르치는 선생(댄서)과 학원 같은 것들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한류(韓流) 확산 추세에서 이제는 단순히 K-pop을 듣고,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커버댄스나 리액션 비디오, 랜덤 댄스 퍼포먼스 등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도 K-pop 커버댄스가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젊은 층이 한국의 문화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즉, 북한 내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외부 문화를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는 자유가 일정 부분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소식통은 “새것에 민감한 청소년들 속에서는 (한국의) 노래나 춤을 배우려는 열의가 더욱 생겨나고 있다”며 “아무리 단속을 하더라도 그 흐름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장르를 불문한 영상 콘텐츠들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을 통해 영상 파일을 들여와 이를 여러 기기에 복사해서 유포하는 방법으로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아무것도 저장돼 있지 않은 빈 기기(USB나 SD카드)는 10달러 미만이고, 드라마 마지막 편까지 다 저장된 티카드(SD카드)나 메모리(USB)는 여기에 5달러를 더 (지불)해야 살 수 있다”며 “빌려보는 경우는 하루에 국돈(북한 돈) 만 원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소식통은 “노트텔에 메모리를 꽂고 보는 편이 제일 편하기에 많은 가정에서 인기”라며 “요즘에는 예능 프로들을 대체로 손전화(핸드폰)이나 노트북으로 보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를 단속·처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산과 달리 중국산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에 대해 보다 관대한 처분을 내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보다 단속당하면 법적 처벌을 받는 것과 달리 중국 드라마는 단속을 당하더라도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다”며 “밑으로 글이 번역되어 나오는 중국 드라마나 예능도 한국의 것과 비슷한 점이 많아 편안히 볼 수 있어 인기가 있지만, 그래도 한국 드라마나 예능이 같은 언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