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교 新풍속도…‘산나물·도토리 방학’에 ‘땔나무 방학’까지

학교 열흘씩 쉬며 과제 부과…가난한 학생들은 인력시장으로

북한 평양초등학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북한사이트 류경 캡처

북한 일선 학교에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외에도 ‘산나물 방학’ ‘도토리 방학’ 등의 명칭으로 학생들에게 현물 과제를 주는 신종 방학제도가 생겼다고 내부소식통이 15일 알려왔다.

초급·고급 중학교(우리의 중고등학교)는 월동 준비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땔나무 방학’까지 실시하며 난방용 화목(땔감용 나무)이나 현금을 학생들에게 납부하라고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러한 과제 방학은 무상교육을 선전하는 북한 교육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다.

방학이라면 두 손들고 환영하는 학생들도 이런 과제용 방학은 고개를 흔들 정도로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과제 수행을 위해 산으로 다니면서 의무 수업일수까지 채우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한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학교들이 운영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열흘 정도 학교를 쉬면서 학생들에게 돈이 될 산나물이나 도토리, 가죽 수거를 지시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학생들은 이 기간을 산나물 방학, 도토리 방학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달래나 두릅 같은 산나물은 1kg, 도토리 같은 산열매는 5kg, 토끼 가죽은 3장 정도를 내도록 하고 있다. 월동용 화목은 5kg을 내야 한다. 학교별로 지원이 결정된 건설용 지원물자로 장갑을 1켤레씩 내야 한다.

현물 과제를 하지 못하면 화목은 2달러로 대신하는 것처럼 현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소식통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과제를 해가지 못하면 교원(교사)들에게 혼나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공부보다 돈을 벌자고 장마당 인력(시장)으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학생들이 폭넓은 지식을 체득하고 지적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원격 교육 강화 등 시설 현대화 지시를 내리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재정 여건이 열악해 운영비용까지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