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학생들, 서해교전 3주년 추모제

▲ 고려대에서 열린 서해교전 3주년 추모 행사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4강전이 열렸던 2002년 6월 29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 함정을 기습 공격하고 도주했다. 이 사건으로 아군 고속정 한 척이 침몰하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6명의 장병들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다.

서해교전 3주년을 맞아 고려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인 <서해교전 순국장병 고대인 추모모임>은 28일부터 30일까지 고려대 4ㆍ18 기념관에서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다. 서해교전 추모와 관련한 글이 고려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오자 이에 뜻있는 고대생들이 모여 준비한 행사라 세간의 훈훈한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서해교전은 월드컵과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건에 가려져 국민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해가 갈수록 관심이 날로 줄어드는 상황에 열린 추모제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추모모임> 관계자인 유성원(27, 고려대 경제학과 3학년)씨는 “김선일씨 사건, 효순이ㆍ미선이 사건의 추모제는 이어지고 있으나 서해교전 전사자들에 대해선 잊혀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유씨는 “한 인터넷 신문에서 ‘뉴라이트, 대학가 조직적 침투 의혹’이란 기사를 봤다”며 “우리가 그 기사의 증거자료로 보일까봐 추모제를 망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간 일은 누가 나서지 않는 이상 잊혀지게 된다”며 “올해를 넘기면 우리들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잊혀질까봐 추모제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 사회의 좌편향된 사회 분위기에 대해 유씨는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할 수 있다”면서 “현재는 한 쪽이 너무 커져 한 쪽이 묻혀 버린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좌파는 진보고, 진보는 선이라는 공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씨와 함께 참여한 행사 관계자는 “이러한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학우들에게 알리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추모모임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추모식장에는 고인들의 영정이 마련되어 있고 서해교전 관련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28, 29일 이틀간 2백여명의 추모객이 찾았고 장마가 한창인 지금도 추모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서해교전 전사자 추모본부 : http://cafe.daum.net/pkm357
참배사이트 : http://www.mpva.go.kr/popup/westmomory_main.html

강창서 대학생 인턴기자 kcs@dailynk.com
김송아 대학생 인턴기자 ks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