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北식량보고서’ 미흡하고 왜곡됐다”






▲ 유호열 고려대 교수./김봉섭 기자


대북지원 재개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북한의 식량 사정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수혜자인 취약계층에게 효과적으로 지원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이 주최한 ‘진보와 보수, 대북식량 지원을 말하다’라는 주제의 대북정책 토론회에서 최근 세계식량기구(WFP)가 발표한 북한식량실태에 대한 보고서가 미흡할 뿐 아니라 왜곡된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WFP 등 공동조사단의 실태조사는 전반적인 북한 식량생산량을 측정하기에는 부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조사대상도 지역적으로 작황이 불리한 지역이었다”고 지적했다.


WFP 등 국제기구는 지난 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북한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 내 600만명 이상의 취약 계층에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이어 “(WFP 조사단이 방문한) 9개도 40여 시·군은 이미 가을 추수가 끝난 상황이었다. 겨울 작물이 경작되고 있는 지역은 혹한 등 이상 기후를 실제 이상으로 감안해 일률적으로 평가에 적용한 것”이라며 “생육과 최종 수확간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사 대상인 북한 당국의 평가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 “상대적으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거나 배급받을 수 있는 계층과 시설 등이 조사에서 배제됨으로써 전체 식량 부족분을 파악하기에는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시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특정 지역과 계층에 대해서는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이는 한시적·제한적으로 조건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의 식량지원은 일차적으로 북한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할 사항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대북지원이 북한 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이 크기 때문에 모니터링에서 다소 한계가 드러나더라도 시급히 지원이 재개되어야 한다는 반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대북지원으로 인해 “북한으로 하여금 대외적 개방을 더욱 확대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대남의식도) 적대의식보다 오히려 대남 화해의식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대북지원이 북한 내부나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대북지원 반대 논리에 대해 “‘퍼주기’ 논란의 본질은 대북대결주의”라며 “분배의 투명성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적대와 대결의 상대인 북한을 돕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분배 투명성에 대해 모니터링 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3세계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완벽한 투명성 보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의 식량사정은 2007년 이후 누적이 지속돼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인도적 지원은 필요한 사람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원장은 이어 “북한의 요청이 있을 때 우리 정부는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그것에 북한이 순응을 할 때 지원할 수 있다”며 “NGO를 통한 소규모 지원을 먼저하는 바람직하고 쌀보다는 밀가루, 옥수수 가루 지원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어진 토론에서 “식량을 지원하는 채널을 정부대 정부간의 지원과 더불어 인민과 시장에 주는 채널도 있어야 한다”며 지원방식에서의 투트랙을 제시했다.


손 위원은 이어 “지원을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의 문제는 끝났다”며 “대북지원은 수혜자 원칙에 맞게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의 방법만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평양에서 6개월 째 근무하고 있는 WFP 클라우디아 본 로헬 북한사무소장은 대북 식량지원 모니터링에 대해 “북한에 상주하게 된 국제요원 59명 중 12명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며 “인력의 60% 이상을 분배현장 감시업무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헬 소장은 이어 “평양본부 외에 6개의 현장사무소가 설치돼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정확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9일 국회에서 ‘진보와 보수, 대북식량지원을 말하다’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김봉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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