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시장에서 쌀과 옥수수 가격이 크게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계절적으로 저장 식량이 소진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곡물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절량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7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3만 8500원(이하 북한 돈)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2주 전 쌀값과 비교하면 22.2% 상승한 것이다.
같은 날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등 다른 지역 시장의 쌀 1㎏ 가격도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쌀 가격이 3만 8000원대까지 오르며 주민들의 식량 구매 부담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옥수수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7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1㎏ 가격은 1만 3700원으로, 2주 전 8900원에서 무려 53.9% 급등했다. 혜산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가격도 1㎏에 1만 3900원으로 조사돼 2주 전보다 5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옥수수는 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식량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옥수수 가격까지 1만 3000원대를 넘어서면서 저소득층 주민들의 식량난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은 최근 시장 곡물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계절적 요인을 꼽고 있다. 지난해 수확한 저장 식량이 대부분 소진되는 시기인 데다 아직 햇감자와 햇밀·보리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전이어서 공급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곡물 가격 급등세는 이달 말 이후 다소 진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달 말 햇감자가 시장에 나오고, 7월 중순쯤 햇밀과 햇보리와 등 대체 곡물 공급이 늘어나면 쌀과 옥수수 가격도 자연스레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해마다 6월 초중순은 먹을 것이 가장 부족해지는 시기”라며 “수입으로 식량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햇감자와 밀, 보리 등이 시장에 나오는 7월 초중순까지 곡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재 시장의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절량세대가 늘어나는 양상이라는 점이다. 실제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저소득층 주민들은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 돈이나 곡물을 빌려서 끼니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농촌에서는 곡식이 떨어진 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고리대라도 해서 쌀이나 옥수수를 사 먹고 있지만, 이자 부담이 커 나중에 갚을 일을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보릿고개에 허덕이는 北 농촌 주민들…“봄이 제일 무섭다”)
한편, 곡물 가격 급등과 달리 외화 시장환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7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6만 5200원으로, 2주 전보다 9.2% 하락했다. 위안화 환율의 하락세도 뚜렷했다. 같은 날 신의주의 원·위안 시장환율은 7820원으로, 2주 전보다 11.3%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외화 환율 하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북중 접경 지역 통제가 한층 강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경 경비가 강화되면서 밀수와 비공식 외화 거래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시장 내 외화 수요도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 방북을 앞두고 국경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북중 양측 모두 경비를 강화했다”며 “이 때문에 국경 지역 장사꾼들도 당분간 움직임을 줄이고 상황을 지켜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북중 간 무역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화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지, 또는 현재의 하락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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