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에 허덕이는 北 농촌 주민들…“봄이 제일 무섭다”

틈 노린 돈주들은 현물 이자율 100%로 식량 꿔 주기도…악순환 끊으려는 청년들은 농촌 이탈

평안북도의 농촌 풍경. 한 주민이 밭 한가운데 앉아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농촌 지역의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굶을 지경인 농촌의 주민들은 수확기인 가을에 가서 시달릴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돈주들에게서 고리대로 식량을 꿀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22일 “회령시 농촌 지역 주민들이 텅 빈 식량 창고를 보며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지난 가을에 알곡은 다 가져갔는데 돈(분배금)은 ‘곧 준다’, ‘곧 준다’ 하며 어르다가 결국 흐지부지돼서 지금 그야말로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식량이 떨어져 끼니 해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농촌 주민 세대가 한둘이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틈에서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바로 돈주들이라고 한다. 식량을 꿔서라도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농촌 주민들을 상대로 식량 고리대를 하고 있어서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질이 안 좋은 묵은 강냉이(옥수수)를 가져와서 농촌 주민들에게 꿔준다”며 “한키로(1㎏)를 꿔주면 가을에 두키로(2㎏)를 받아내는 식으로 해서 현물 이자율이 100%”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빌리면 굶어야 하고 빌리면 가을에 쪼들려야 하는 처지인 농촌 주민들은 일단 당장의 보릿고개를 넘겨야 한다면서 한숨을 쉬며 울며 겨자 먹기로 돈주들에게서 강냉이를 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매년 봄 돈주들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니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농촌 주민들, 특히 청년들은 결국 농촌을 등지고 다른 일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농촌의 젊은이들은 금광이나 건설 현장, 수산사업소로 다 빠져나가고 있다”며 “청년들은 ‘농사를 지어 봐야 국가가 다 가져가고 남은 건 돈주 빚뿐이다. 금광 가면 하루 세 끼 먹여주고 현금도 쥐여주니 농촌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때문에 농번기에 가뜩이나 부족한 일손이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결국 그 빈자리는 농촌 지원에 동원된 학생들 몫이 돼 “강냉이 영양단지는 학생단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농촌 주민들은 언제쯤이면 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봄이 제일 무섭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이번 가을에 가서는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만 품은 채 또 한 번의 봄을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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