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 한 구역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정기학습에서 TV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등장인물들을 따라 배우라는 점이 강조됐는데, 이에 여맹원들이 뒤돌아 코웃음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지난 14일 청진시 수남구역의 한 여맹 정기학습에서 텔레비죤(텔레비전) 연속극 ‘백학벌의 새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처럼 살라는 언급이 있었다”며 “학습이 끝난 뒤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냉소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정기학습에서 제시된 ‘백학벌의 새봄’은 지난해 4월부터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돼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던 백학리 농장에 새로 부임한 리당비서 ‘형섭’(주인공)이 진정으로 농장원들을 위해 발로 뛰며 혁신에 앞장서고, 이에 농장원들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 결국 농장이 완전히 탈바꿈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에서는 고위 간부인 주인공 형섭이 청렴할 뿐만 아니라 권위를 내려놓고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농장원들과 함께 어려움 해결에 나서는 헌신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농장원들도 그런 형섭을 믿고 따르며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맡은 일을 책임적으로 수행한다.
다만 이번 학습에 참여한 여맹원들은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모두 이상적으로 그려졌다며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여맹원들은 드라마 속 간부와 현실의 간부가 지나치게 다르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실에서는 농장 간부들이 농장 예산을 마련한답시고 농작물을 빼돌려 자기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연속극에는 간부들의 청렴결백한 모습만 나온다며 비웃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를 교양하기 전에 간부들부터 혁명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말까지 나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여맹원들은 작품 속 농촌의 생활 환경이 현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 농촌 살림집에 들어가면 사람 사는 온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그런 농촌 살림집이 대체 어디 있느냐”고 꼬집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TV를 통해 볼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 보니 연속극도 몇 번씩 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연속극과 현실을 비교하게 된다”며 “백학벌의 새봄의 경우 실제 현실의 농촌 살림집과 너무 대조되는 모습에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 농촌 총동원 기간이라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차원에서 해당 연속극을 학습에 활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의도한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냉소만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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