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평안남도와 함경북도, 양강도 등지에서 인민군대 원호(援護)물자용 비누 생산을 명목으로 인민반 세대별로 기름작물 1㎏을 바치라는 과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평성시의 한 인민반에서 지난달 18일 인민반회의를 열고 세대별 기름작물 1㎏ 과제를 할당하면서 30일까지 무조건 수행할 것을 강조했다”면서 “당시 인민반장은 기름작물이 인민군대에 보낼 원호물자용 비누를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이라며 애국 사업인 만큼 형식적으로 넘기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기름작물 과제는 인민반 단위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부과됐다. 특히 이 과제는 인민군 원호사업과 연결돼 있어 사실상 모든 주민이 예외 없이 수행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는 설명이다.
평성시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기름작물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월 초에 기름작물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6월 초에는 회람장도 돌았다”며 “인민반에서 사전에 준비 기간을 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 주민들이 수행하지 못한 이유를 대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준비 기간이 주어졌다고 해도 기름작물을 마련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푸념이 나왔다. 무엇보다 과제량 자체가 예년보다 늘어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과제량이 대체로 600~700g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이 일반화됐다”며 “평성시 일부 인민반에서는 현물이 없는 세대에 대신 현금 7만원을 내도록 했는데, 2~3만원 정도면 해결할 수 있었던 과제를 지금은 7만원을 내야 하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7만원은 일반 직장 노동자의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인 만큼, 기름작물 과제를 현금으로 대체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현물이 없으면 현금으로 대신 내는 일이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은 액수 자체가 부담”이라며 “물가가 계속 올라 당장 가마에 들어갈 쌀도 없어 걱정인 주민들은 ‘내라는 것이 왜 이렇게 많은가’, ‘마른 걸레에서 물을 짜내더니 이제는 기름까지 짜낸다’라는 등 불만이 많다”고 했다.
이 같은 기름작물 과제는 평안남도뿐 아니라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다른 지역 인민반 세대들에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인민반마다 기름작물을 내라는 회의가 열리거나 회람장이 돌면서 분위기가 분주하다”며 “주민들은 국가에서 지방공업공장들이 가동돼 여러 가지 상품을 꽝꽝 생산하고 있다고 선전하는데 왜 또 이런 과제를 내리는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나 현물보다 현금을 바치는 경우가 더 많은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은 “실제 군부대에 전달되는 비누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결국에는 돈을 뜯어내기 위해 위에서 이런 과제를 내리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도 “TV에서는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된 상품들이 주민 생활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으나 대부분 주민은 돈이 없어 구경만 할 뿐”이라며 “이런 상황에 주민들에게 내라는 과제만 계속 늘어나고 있어 국가가 생활을 보장하기보다 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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