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보호·지원 선전하지만, 현실에서는 편견·멸시 여전해

"TV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 같은 이야기” 냉소…국가의 인식 개선 노력 필요성 제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11월 18일 나선혜성종합개발사업소에서 일하는 장애인이 인증기사 자격증을 수여받았다고 보도하며 이곳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다시금 새겨 안았다”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장애인 보호 및 지원 정책을 내세워 장애인들이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여전히 현실에서는 사회적 편견이 만연해 장애인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얼마 전 TV에서 장애자(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자들이 나라의 보살핌과 혜택 속에 살아간다는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면서 “그러나 현실에서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풍조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북한은 2003년 6월 18일 ‘장애자보호법’이 제정된 날을 장애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17일)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장애자의 날을 맞아 기념 모임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당과 국가의 시책 속에 보람찬 삶을 누리는 장애자들’이라는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는 “사회생활 모든 분야에서 장애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며 그들에게 안정되고 편리한 생활환경과 조건을 충분히 마련해주고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선전과 거리가 멀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TV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 같은 이야기”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대우는 지방에서 특히나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방에서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흔해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장애 아동들은 놀림을 받기 일쑤라 겁을 먹고 학교에 나가는 것조차 꺼린다”며 “이달 중순 무산군에서는 부모가 생계 활동으로 집을 비운 사이에 장애 아동이 혼자 밖에 나왔다가 또래들이 던진 돌에 맞는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장애 아동들이 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모들이 아예 문을 잠그고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에 대한 멸시는 가족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가족들은 집에 장애인이 있다는 이유로 근거 없는 비난과 모욕을 당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분위기가 너무 팽배하다 보니 가족들이 이에 맞서기보다 오히려 주눅 들거나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그렇다 보니 가족들도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다”며 “정상적인 사람도 사람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세상인데 장애를 가진 사람, 가족은 더 말해 무엇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장애인 복지 관련 법을 내세워 보호 및 지원 정책을 선전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해 장애인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사회적 낙인을 감내하고 있다.

소식통은 “TV에서는 나라에서 장애인들을 돌봐줘 안정적이고 편리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처럼 소개되지만, 현실에서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당장 집밖에 나서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제대로 된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복지정책도 좋지만, 국가에서 장애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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