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남도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이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생일파티를 열었다가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이를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는 ‘날라리풍’ 행위로 크게 문제 삼았다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에서 한 고급중학교 학생이 학급 동무들을 집에 불러 생일을 쇘다가 비판 대상이 됐다”면서 “이 일로 담임교사와 부모까지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생일날 집에 지인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고 노래와 춤을 즐기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하지만 당국은 이런 문화를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는 비사회주의적 행위로 보고, 생일에 소위 ‘먹자판’을 벌이는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해 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학생은 지난 13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결석한 친구를 제외한 학급 친구 대부분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 시간에 생일파티를 열었다. 그는 집에 초대한 친구들과 준비된 음식을 먹고, 증폭기(스피커)까지 틀어 몇 시간 동안 노래와 춤을 즐겼다.
그런데 학교와 인민반에 이 일이 신고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누군가 떠들썩하게 생일을 쇠더라도 이를 신고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신고하지 않은 사람까지 문제 삼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신고가 늘고 있다”며 “담임교사도 잠시 들러 식사를 하고 갔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비판을 받았고, 부모 역시 자녀 교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담임교사는 학교장에게 불려 가 “학생들이 모여 먹자판을 벌이는 것을 막고 대책을 세워야 할 사람이 오히려 그 자리에 가서 숟가락을 들었으니, 그러고도 교사 자격이 있느냐”는 강한 질책을 받았다. 심지어 이 교사는 이달 말 진행되는 월 생활총화에서 이 문제로 사상투쟁 무대에 오를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의 부모도 학교에 불려 가 지적받았고, 거주지 동사무소에서도 “자녀를 교양하고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바로잡아줘야 하는 부모가 제정신이냐”라는 등 크게 비판받았다고 한다. 일부 동사무소 간부는 “할 거면 신고가 들어오지 않게 했어야지 왜 일을 크게 만들었느냐”며 나무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학생 본인은 지난 20일 토요 생활총화 시간에 학급 친구들로부터 ‘날라리풍’에 물들었다는 집중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판받은 학생과 비판에 나선 학생들 모두 이것이 형식적인 절차라는 점을 알고 있어, 이후에도 친구 관계나 학교생활에 큰 문제가 나타나진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생활총화는 정기적으로 진행되지만, 진심 어린 자기비판이나 호상(상호)비판의 자리라기보다 의례적으로 거치는 절차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크게 비판받으면 한동안 모두가 조심은 하겠지만, 생일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즐기는 문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생일파티 문화를 비사회주의적 행위로 강하게 문제 삼고 있으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하나의 풍습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해 단속이 지속돼도 이 같은 문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때때로 이번 같은 일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아 다른 사람들의 행동까지 막으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불만만 커지고 있다”며 “실제 이번 일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생일 하루 동무들과 즐기는 게 뭐 그리 잘못된 일이냐’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국제법] 北 ‘두 국가’ 개헌…DMZ·NLL, 국경선 될 수 있나](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0/07/북한-초소-100x7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