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양강도 백암군 댐 수몰 지구 철길·철도역 우회 복구

고해상 위성사진을 활용해서 북한 양강도 백암군 일대를 살펴본 결과, 백두산영웅청년 1호댐 건설로 인해 백무선 철로 일부가 수몰되고 철길과 철도역이 우회하여 고지대로 이전, 새로 개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위성사진을 보면 여의도 면적의 2.8배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호수 ‘서두수호’가 생기면서, 계곡 낮은 곳을 지나던 기존 백무선 철길 15㎞ 구간과 철도역 2곳(삼사역, 상단역)이 완전히 물속에 잠겨 폐쇄된 실태가 명확히 드러난다. 북한은 계곡부 물길을 피해 높은 산기슭과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크게 돌아가는 새로운 우회 철길을 개설했으며, 지형 조건에 따라 삼사역은 서쪽으로 2.7㎞ 멀리 우회시키고 상단역은 바로 뒤편 산비탈로 200m 살짝 올려서 각각 고지대로 이설 복구했다.

북한이 수몰된 산악지대에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을 들여 새 철길을 복구한 배경에는 철도 중심의 물류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북한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대형 화물차 운송망도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 석탄·광석·시멘트 같은 무겁고 부피가 큰 물자를 장거리로 옮길 때 철도에 크게 의존해 왔다. 실제로 북한의 화물 수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철도가 중요하다고 해서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다. 선로가 낡고 전기가 자주 끊기다 보니 열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구간에서는 평균 속도가 과거 남한의 느린 완행열차 수준에 머문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산을 깎아 우회 철길을 복구한 것은, 이 철도가 끊기면 단순히 열차 운행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국가 물류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댐 수몰 지구 철길, 철도역 우회 복구

북한 양강도 백암군에 ‘백두산영웅청년 1호 댐’이 건설되면서 골짜기에 거대한 인공호수인 ‘서두수호(800ha)’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계곡을 따라 기존 백무선 철길 15㎞ 구간(하늘색 점선)과 철도역 2곳이 완전히 물속에 잠겼다. 북한은 산기슭을 따라 크게 돌아가는 우회 철길(노란색 점선)을 개설하고 삼사역과 상단역을 고지대로 이전, 복구하였다. /사진=구글어스

북한 양강도 백암군을 흐르는 서두수 강줄기에 ‘백두산영웅청년 1호 댐’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2015년 말부터 댐에 물을 채우기 시작하자, 기존의 깊은 골짜기가 거대한 물줄기로 변하며 ‘서두수 인공호수'(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1호 인공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위성사진에서 짙은 검은색으로 길게 뻗어 있는 이 호수의 면적은 약 800ha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약 290ha)의 2.8배가 넘는 엄청난 크기로, 댐 건설로 인해 주변 일대가 대규모로 수몰되었음을 한눈에 보여준다.

원래 이 골짜기를 따라 양강도 백암청년역과 함경북도 무산역을 잇는 북한의 대표적인 협궤 철도 노선인 ‘백무선’이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호수가 가득 차오르면서, 계곡 낮게 자리 잡고 있던 기존 철길 중 무려 15㎞ 구간이 물속에 잠겨 폐쇄(수몰)되었다. 위성사진 속 하늘색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물속으로 사라진 과거의 철길이다. 이와 함께 산간지대 간이역이었던 ‘상단역’과 ‘삼사역’ 역시 호수 바닥으로 수몰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기존 철길이 끊기자, 북한은 기차가 다닐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내야 했다. 위성사진에서 노란색 점선으로 길게 그려진 선로가 바로 수몰 이후 새로 만들어진 우회 철길이다. 사진을 보면 물에 잠기지 않는 서쪽의 더 높은 고지대와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철길이 크게 돌아가도록 설계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물에 잠긴 상단역과 삼사역 역시 수몰 지역을 벗어난 인근 고지대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건설되었다.

◆계곡지대 수몰 철도역 이전, 복구

고지대로 옮겨 새로 지은 삼사역과 상단역의 건물(역사) 모양이 마치 찍어낸 듯 똑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두 기차역 모두 주황색 지붕을 얹은 가로 32m, 세로 10m 크기의 직사각형 구조로 설계되었다. 선로와 맞닿은 앞쪽 중앙부를 대칭형으로 약간 돌출시킨 동일한 표준 설계 도면을 사용해서 복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구글어스

수몰 지역을 벗어나 고지대로 새로 이전한 ‘삼사역’과 ‘상단역’은 위성사진에서 매우 유사한 공통점을 보여준다. 두 역사는 마치 도장을 찍어낸 듯 모양과 크기가 완전히 일치하는 ‘쌍둥이 건물’ 형태를 띠고 있다. 위성 상공에서 내려다본 두 역사는 모두 선명한 분홍색 지붕을 얹고 있으며, 건물의 가운데 부분이 정면으로 살짝 돌출된 독특한 십자형 구조를 하고 있다. 위성사진에서 측정된 두 역사의 크기는 가로 32m, 세로 10m로 서로 일치하며, 동일한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규격화되어 동시에 건설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역은 기존 위치가 물에 잠기면서 모두 서쪽 고지대로 대피하듯 자리를 옮겼지만, 지형적 조건에 따라 이전된 거리에는 차이가 있다. 삼사역은 기존에 있던 수몰 지구에서 서쪽으로 약 2.7㎞나 떨어진 고지대로 멀리 이동했다. 호수가 크게 넓어지면서 안전한 지형을 찾아 상대적으로 먼 거리까지 선로를 우회하고 역사를 새로 지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상단역은 기존 위치에서 고지대로 약 200여m만 살짝 자리를 옮겼다. 기존 역 바로 뒤편에 수몰을 피할 수 있는 가파른 산비탈이나 높은 지형이 가깝게 위치해 있어, 최소한의 우회 경로만으로도 복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물류체계와 철도

북한의 물류체계는 한마디로 ‘철도가 주인공이고 도로는 조연’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남한은 도로와 트럭 중심이지만, 북한은 화물 수송의 약 90%, 여객 수송의 60% 안팎을 철도에 의존하는 철도 중심 국가이다. 석탄, 철광석, 시멘트 같은 무겁고 덩치 큰 자원들을 장거리로 옮기는 데는 도로보다 철도가 훨씬 중요하다.

문제는 철도 의존도는 매우 높은데, 실제 운행 능력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구간과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북한 열차는 많은 구간에서 시속 20~40㎞대에 머무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로와 교량이 낡았고, 전기기관차 비중이 높은데도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열차가 제때 달리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남한의 옛 완행열차인 비둘기호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비둘기호는 역마다 자주 서서 느렸지만, 북한 열차는 정차가 많아서라기보다 선로 노후화와 전력난 때문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북한 철도는 ‘비중은 크지만 힘은 약한 물류의 대동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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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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