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측 간 경제협력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당국은 중국에 파견된 자국 무역일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북중 무역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 무역일꾼들의 사적 이익 추구와 비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8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전부터 방북 행사가 끝난 현재까지도 중국에 나와 있는 조선(북한) 무역일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들의 활동 반경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해 초부터 중국에 파견된 자국 무역일꾼들의 활동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이 누구를 만나고 어떤 거래를 논의하며 어느 기관과 접촉하는지 등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양에서 파견된 보위원들이 중국 현지에서 무역일꾼들을 상시적으로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무역일꾼들이 중국 측 관계자나 기존 거래선을 만나려 해도 보위원들이 동행하거나 사전에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전처럼 자유롭게 사람을 만나거나 물건을 알아보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보위원들은 무역일꾼들이 개인적 수익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공적인 무역 과정에서 무역일꾼들이 사적으로 물건을 함께 실어 나르며 개별 수익을 남기는 일이 적지 않았으나 현재는 이 같은 개인 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언이다. 수출입 내역을 상세히 보고해야 하고 소속 기관 무역 업무와 무관한 거래는 강하게 제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 파견된 북한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해외에 나와 있어도 생활비조차 벌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공식 업무를 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조금씩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위원들이 계속 따라다니니 그런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나와 있어도 손발이 묶였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 무역일꾼들이 개인 수익 활동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공식 무역 과정에서 개인적인 물건을 함께 실어 보내는 것이 어려워지자, 일부 무역일꾼들은 북한 당국이 필요로 하지만 중국 정부가 대북 반출을 금지하고 있는 품목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북제재 대상에 해당하는 생산 설비와 의료 장비, 건설 기계 등이 거론된다. 이런 품목은 북한 내부에 수요가 있지만 중국 당국의 대북 반출 통제로 인해 정상적인 무역 절차로는 들여가기 어려운 것들이다. 결국에는 밀수 방식으로 북한에 반입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무역일꾼들이 일정한 수익을 챙길 여지가 생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조선에서는 생산 설비나 의료 장비, 건설 기계 같은 물건을 계속 요구하지만, 중국 쪽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물건은 공식 통관이 어렵기 때문에 비공식 경로를 통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 자체가 깜깜이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이 틈에서 무역일꾼들이 자기 몫을 일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무역일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북중 무역 확대 국면에서 이렇듯 개인 비리와 부패, 사적 유용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중 간 경제 협력이 확대될 경우 무역일꾼들이 다루는 품목과 물량, 자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일꾼들이 국가나 기관 몫의 물자·외화를 개인적으로 빼돌리거나 중국 측 거래선과 결탁해 사적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국 입장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무역 현장에서는 과도한 감시가 오히려 협상과 물자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비공식 거래를 더 음성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측 거래선과의 접촉이 자유롭지 않고 모든 활동이 감시 대상이 되면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거래는 위축되는 반면 반출 금지 품목을 둘러싼 은밀한 거래가 성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조선 측에서는 무역일꾼들이 개인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것만큼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지만, 수익을 낼 길이 막힌 무역일꾼들은 결국 더 위험한 물건, 더 통제가 심한 물건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며 “감시가 강화될수록 거래는 더 은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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