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출처가 불분명한 노래를 부르거나 저속한 말을 거리낌없이 쓰는 안전원들의 행태를 문제 삼으며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주민들의 잘못된 언행을 단속해야 할 안전원들이 오히려 이런 문화에 물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강하게 지적한 것이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3일 도 안전국 토요학습에서 ‘안전원들의 전투적 생활기풍을 강하게 세울 데 대하여’라는 내용의 학습이 진행됐다”며 “학습에서는 일부 준비되지 못한 안전원들 속에서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유식한 일인 것처럼 잘못 생각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노래나 왜곡된 노래들을 부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고 18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이러한 행위를 단순한 개인적 취향이나 가벼운 일탈이 아니라 사상 정신적 해이로 규정했다. 안전원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노래나 왜곡된 노래를 즐기는 것은 사상적 변질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주민들이 노래 가사를 풍자적으로 바꿔 부르는 사례는 이미 전부터 나타나고 있던 현상이라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당과 국가를 찬양하는 노래라 하더라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냉소를 담아 가사를 바꿔 부르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왜곡된 노래를 부르는 현상은 국가의 통제를 피해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원곡 가사를 통째로 바꿔 부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일부 가사나 선율을 변형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조국이 귀중한 줄 내 진정 깨달은 것은’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인민이 귀중하면 조국도 깨달아야지’라는 식으로 개사해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단순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당국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는 셈이다.
이밖에 주민들은 노래 ‘축배를 들자’의 원가사 ‘우리 세월 좋아 노동당이 좋아’를 ‘우리 색시가 좋아, 우리 장모가 좋아’로 바꿔 부르거나,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이 직접 지었다는 혁명가요 ‘남산의 푸른 소나무’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디스코풍으로 변형해 즐기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이런 행위를 단속해야 할 안전원들이 오히려 앞장서거나 동조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면서 안전원들의 사상적 해이를 다잡기 위해 강력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학습에서는 안전원들이 속된 말을 사용하는 것을 세련되거나 멋있는 행동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안전원들이 주민들이 쓰는 속어나 은어를 함께 쓰는 것을 단속 주체의 권위와 사상적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고 시정을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내화(북한 원화)를 ‘똥펄’이라고 부르는 속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장마당 담당 안전원들까지 단속 과정에서 이런 말을 거리낌없이 사용해 학습에서 비판 대상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학습에서는 안전원들이 주민들 앞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가죽을 썼으면 가죽값을 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며 “결국 이번 학습은 주민들을 통제하는 안전원들의 사상적 기강을 다그쳐 언행을 철저히 단속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