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열차의 범죄자 호송용 ‘단속칸’이 철도 관계자들의 불법 돈벌이 수단으로 전용돼 온 실태가 안전원들 간의 마찰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6일 함경남도에서 양강도로 범죄자를 호송하던 안전원과 열차 승무 안전원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며 “이 과정에서 단속칸을 사실상 장삿짐 운반용으로 운영해 온 실태가 드러나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열차에는 범죄자나 단속 대상자를 호송하기 위한 일명 ‘단속칸’이 별도로 편성돼 있다. 그러나 이 공간이 오랫동안 상인들과 장삿짐을 실어 나르는 수단으로 이용돼 온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백일하에 드러났다.
지방 간 이동이 제한되는 북한에서 열차는 상인들에게 중요한 운송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철도 관계자들이 웃돈을 받고 상인이나 짐을 몰래 실어주는 관행이 정착됐고, 급기야 범죄자를 호송하는 공적 공간까지 사적으로 이용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승무 안전원 등 철도 관계자들이 돈을 받고 물동을 실어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범죄자가 없는 날에는 상인들과 짐이 단속칸을 채우고, 범죄자가 있는 날에도 상인들이 단속칸에 함께 타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송 안전원들도 철도 관계자들의 이런 돈벌이 관행을 알고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번에 마찰이 빚어지면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사건은 함흥역에서 범죄자와 함께 열차에 탄 호송 안전원이 단속칸에 상인들과 짐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보고 승무 안전원에게 자리를 비워줄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단속칸에는 상인들과 짐이 가득 차 범죄자를 앉힐 자리조차 없었는데, 자리를 비워달라는 호송 안전원의 요구에 승무 안전원은 순순히 응하지 않고 오히려 출장증명서를 보여달라며 비협조적으로 나와 결국 말다툼으로 번졌다.
호송 안전원이 삭발에 수갑까지 찬 범죄자를 동반한 상태였음에도 승무 안전원은 계속해서 증명서를 요구했고, 이에 화가 난 호송 안전원이 상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단속칸을 돈벌이용으로 이용해 온 승무 안전원이 문제시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전에도 철도 관계자들이 단속칸에 상인들을 태우거나 짐을 가득 실어 원래 본래 목적인 범죄자 호송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일반 주민들도 이를 두고 ‘범죄자 호송칸인지 장사칸인지 모르겠다’, ‘범죄자보다 장사꾼이 더 많다’라고 비꼬아온 터라 너무 뒤늦게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해당 승무 안전원은 관리 책임과 직권 남용 문제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민들 속에서는 한 개인에 대한 처벌만으로는 오랜 관행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거세다.
소식통은 “이번에는 안전원들끼리 충돌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지만, 주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갈 것이라 보고 있다”며 “철도 관계자들이 돈을 받고 단속칸에 상인과 짐을 태우는 관행을 뿌리 뽑을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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