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총화 보고서 작성해 올리라” 지시에 황해도 간부들 ‘벌벌’

허위 보고 적발될 시 엄중 처벌 면치 못할 것이라 경고…농업 관련 간부들 극도의 공포감 드러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온 나라가 올해 당이 제시한 알곡고지를 점령할 열의로 끓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황해남도 안악군 일대 논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에 모내기 총화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올리라는 중앙의 지시문이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6월 하순 전원회의 소집이 예고된 상황에서 황해남도와 황해북도에 모내기 총화 사업을 강하게 진행하고 구체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라는 중앙의 지시문이 지난 9일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는 아래로부터의 성과 달성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로 중앙에서는 모내기 기간 이뤄진 농촌 지원 사업의 효율성에 대해 평가할 것과 농장별로 목표치를 달성했는지, 만약 달성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에서는 모내기에 투입된 인력과 자재, 농기계 가동률까지 세부적으로 기록한 보고서를 단 며칠 내로 올리라고 강력히 요구했는데, 특히 허위 보고가 적발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에 관련 간부들이 극도의 공포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평양에서 요구하는 목표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보고서의 수치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도(道) 농촌경리위원회 간부들부터 하부 말단 농장 작업반장까지 줄줄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현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의 지시문을 들고 직접 현지에 내려온 도당위원회 지도원들이 “이번 6월 전원회의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직접 주재하시는 운명적인 회의”라며 “만약 우리 도에서 허위 보고 등 문제가 발생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공포심 증대에 한몫을 더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에 도 농촌경리위원회 간부들은 직접 농촌 현장에 가서 평당 포기 수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등 밑바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농장의 간부들은 “위에서는 모내기 총화 사업을 강하게 진행하라고 하지만, 비료도 기름도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훌륭한 보고서를 만들어 올리라는 건지 숨이 막힌다며 결국 평양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들볶이는 것”이라며 토로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농장원들은 “이번에 황해도 농장들을 이렇게 세게 쥐어짜는 걸 보니, 올해 가을에 평양에서 통째로 걷어갈 준비를 하는 것 같다”며 “벌써부터 겨울날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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