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군관 가족들 사이에 식량 배급 순서를 놓고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5일 함경남도 함흥시에 주둔하는 7군단 산하의 한 배급소에서 일어났다.
군관 가족들이 식량을 배급받으려 줄을 서 있었는데, 한 군관 가족이 차례를 무시하고 중간에 끼어들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다가 결국에는 몸싸움으로 번졌고, 주변에 있던 다른 군관 가족들이 이를 말리고 나서며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소식통은 “끼어든 쪽은 정치부 소속 군관의 아내였고, 문제를 제기한 쪽은 포병부 소속 군관의 아내”라며 “과거 같으면 부서 간 서열이 크게 작용해 이런 충돌이 발생하기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그보다 경제력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이전에는 정치부나 보위부 등 소위 ‘힘 있는’ 부서에 소속된 군관의 아내들과 마찰을 빚거나 등을 지면 남편의 진급이나 평가에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기분 나쁜 일을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군관 아내들은 남편이 정치부장이면 자신도 정치부장이고, 남편이 보위부장이면 자신도 보위부장이라고 여길 만큼 부서 서열 의식이 강했다”며 “남편의 계급과 직위가 곧 자기 권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지금은 ‘돈 있으면 정치부도 안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식이 바뀌어 정치부·보위부 소속 군관 가족이라도 형편이 어려우면 무시당하기 십상이고, 포병부·통신부 소속 군관 가족이라도 경제력이 있으면 대접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항의한 쪽은 군관 가족 사회에서 꽤 잘사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며 “남편의 직위보다 자기 집 경제력이 더 든든하다고 생각하니 예전처럼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남편의 계급과 직위보다 집안 형편이 더 큰 힘으로 통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몸싸움이 아니라 군관 가족 사회에 만연했던 위계질서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이 벌어진 후 일부 군관 가족들 사이에서는 “정치부 군관 아내들이 남편의 직위를 업고 으스대는 모습이 늘 꼴 보기 싫었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무력성(국방성)으로 갈 게 아니라면 굳이 정치부나 보위부 가족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이제는 잘 살면 그만”이라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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