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일꾼들 단둥·옌볜 자주 드나들어…북중 간 무역 접촉 급증

수입 희망 품목만 100여 종…北은 물품 선공급 요구하고 中은 대금 미회수 우려해 계약 성사 '난항'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 인근에서 트럭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무역일꾼들이 중국 현지를 빈번하게 오가며 중국 측 사업가들과 직접 만나 물품 수입 상담과 주문 계약을 의뢰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중국 측이 북한에 세관을 통한 공식무역 확대를 제안한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양국 관계자 간 접촉 빈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11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성 단둥, 옌볜 일대의 중국 무역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흘이 멀다 하고 북한 무역일꾼들이 업체에 드나들며 물품 수입 상담을 진행하고 주문 계약을 의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단둥의 한곤무역과 옌볜의 성호무역 등 기존에 북한과 거래 경험이 있는 현지 업체들에 북한 무역일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수입을 희망하는 품목만 100여 종이 넘는데, 특히 북한이 추진 중인 ‘지방발전 20×10 정책’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건설 관련 품목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예전에도 알루미늄 창, 합판, 벽지, 실리콘 마감재 등 건설에 필요한 자재 관련 수입 문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요구하는 양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건설과 시설 개건에 관련된 높은 수요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잦은 접촉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문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북한 무역일꾼 상당수가 물품을 먼저 보내달라는 ‘선(先)공급’ 조건을 내걸고 있는 반면, 중국 무역업체들은 과거 거래 과정에서 발생했던 대금 미회수 문제를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국경 봉쇄 기간 누적된 계약 불이행 사례와 대금 미정산 문제로 중국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북한과의 거래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거래 대금 결제 조건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중국 사업가들은 물품만 보내고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며 “그래서 조선(북한) 쪽에서 선공급을 계속 고집하면 조선 내 사업 진출권이나 사업장 운영권, 현지 체류 및 활동 보장 등 담보성 조건을 역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렇다 보니 조선 쪽 대표들도 현장에서 바로 계약을 결정하지 못하고 ‘상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일이 많다”며 “최근 (북한 무역일꾼들의) 방문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계약 성사보다 상담이나 의뢰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경제협력 확대에 합의한 만큼, 북중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분야 접촉과 교류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거 무역 거래 과정에서 쌓인 고질적인 신용 불신이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어, 실제 계약 체결과 교역 확대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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