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조선소년단 창립 80돌(6월 6일)을 맞아 소년단원들에게 김일성소년영예상과 김정일소년영예상을 수여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수상자 선정 과정에 인맥이 작용했다는 뒷소문이 퍼지면서 비판적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초급중학교(중학교) 학생이 6·6절을 계기로 김정일소년영예상을 받았는데, 학교를 위해 특별히 한 일도 없고 성적이나 조직생활에서도 눈에 띄는 점이 없어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학생은 중앙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과 연결된 인맥을 통해 소년영예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구역 청년동맹에서도 자신들이 추천한 학생에게 소년영예상을 수여할 것을 요구하면서 결국 한 구역에서 이례적으로 2명의 소년영예상 수상자가 나오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소년영예상은 소년단원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표창이다. 수상 대상은 통상 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소년단 조직생활, 학교 행사 참여, 물적 지원과 같은 이른바 ‘좋은 일 하기’ 운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성적이나 조직생활보다 물적 지원 정도가 평가에서 우선시되는 경향이 짙어졌는데, 이번에 논란이 된 이 학생은 성적과 조직생활은 물론 물적 지원 측면에서도 두드러진 점이 없었다는 게 주변의 한결 같은 평가였다고 한다.
수상 방식에서도 두 학생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역 청년동맹이 추천한 학생은 소년단 창립 80주년 기념 구역 연합단체대회에서 공개적으로 소개되며 상을 받았지만, 논란의 학생은 조용히 학교 소년단 지도원을 통해 상을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를 두고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뒷말을 주고받은 이유는 소년영예상이 단순한 명예를 넘어 개인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소년영예상이나 청년영예상 수상자는 최고 권위의 영예를 안고 ‘소년영웅’, ‘청년영웅’으로 불리며, 대학 진학과 직장 배치 과정에서 특혜를 받는다.
소식통은 “소년영예상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어서 지금까지 수상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한 학교가 수두룩하다”며 “수상 경력이 대학 진학이나 향후 배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학부모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청진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상자 선정 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년영예상이 학생들의 모범성과 충성심을 상징하는 상으로 선전돼 왔지만, 실제로는 배경과 인맥에 따른 입신출세 보장의 수단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청진시 학부모들 속에서는 말로만 듣던 비리가 바로 내 자식 옆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니 참 허탈하다는 말이 나왔고, 심지어 학생들 속에서도 ‘아무리 밤새워 공부하고 조직생활을 열심히 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반응이 일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소년단 창립 80주년을 계기로 어린 학생들에게 학습과 조직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상 교양의 열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현실에서는 모범을 보인 학생들에게 주는 상훈이 배경과 인맥에 의해 좌우되면서 비판과 냉소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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