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주거난에 정양소까지 개조…공사 비용은 또 떠넘기기? 

합숙 시설에도 이전에 배치된 제대군인들이 들어가 있어…공장에선 직장별 시멘트·벽지 등 자재 부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7월 5일 제대병사를 돕는 주민들의 모습을 조명하며 “사회주의의 참모습”이라고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제대군인들의 숙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기업소 산하의 정양소(요양소)를 살림집 형태로 개조하고 있다. 그러나 개조 공사에 필요한 건설 자재와 비용을 각 공장·기업소에 떠넘기면서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함흥시의 한 기계공장에 제대군인들이 배치됐는데, 이들이 거주할 공간이 부족하자 위에서 공장 정양소를 제대군인 숙소로 개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이에 정양소에 침상과 생활시설을 갖추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양소는 공장·기업소가 노동자들의 휴양과 치료를 위해 운영하는 시설로, 노동자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택난이 장기화되면서 제대군인들의 임시 거처로 활용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제대군인들을 주요 공장·기업소에 배치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생활할 숙소나 살림집은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종합공장이나 연합기업소처럼 규모가 큰 공장에는 합숙 시설이 있으나 이미 집을 배정받지 못한 제대군인들이 들어가 생활하고 있어 새로 제대된 군인들을 수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공장 합숙 시설은 원래 새로 배치된 제대군인이나 출장자들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주택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사실상 제대군인들의 거주지로 바뀐 상태라는 것이다.

2~3년 전에 이미 공장에 배치된 제대군인 중에도 아직 주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아 새로 배치되는 제대군인들의 거처 마련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래는 공장에서 집을 배정해 주는 것이 정상이지만 지금은 그런 체계가 사실상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대군인들이 스스로 집을 마련하거나 집이 있는 여성과 결혼하는 식으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라며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정양소에 머물게 된다 해도 앞으로 어떻게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제대군인들의 숙소 마련이 공장과 노동자들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장과 노동자들은 이미 각종 과제와 후방사업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정양소 개조에 필요한 자재와 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공장에는 이달 중순까지 정양소 개조공사를 무조건 끝내라는 지시가 내려온 상태다. 이에 따라 공장 측은 시멘트와 각재, 벽지 등 공사에 필요한 건설 자재를 직장별로 나눠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는 “없는 자재를 어디서 구하라는 것이냐”, “제대군인 살림집 문제까지 떠넘기고 있다”라는 등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공장 노동자들은 10년 가까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제대군인들이 변변한 거처도 보장받지 못한 채 허름한 시설에서 생활하게 된 현실을 안타깝게 보고 있다”면서도 “이들을 위한 숙소를 마련한다면서 또다시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키자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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