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민족자존’과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학습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사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2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 내 각급 공장·기업소와 인민반들에서 지난달 하순 월례 정기학습을 통해 민족자존과 자력갱생 정신을 강조하는 교양사업이 진행됐다”며 “학습의 핵심은 외세 의존 사상을 철저히 경계하고 자기 힘을 믿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학습에서는 “민족자존은 목숨보다 귀중하다”며 외세 의존을 경계하고 자력갱생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민족적 자존심을 지녀야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떨칠 수 있다”, “남의 도움을 받아 잘살아보려는 생각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등의 언급도 있었다.
특히 학습에서는 “제재와 압박 속에서도 국력이 강화된 것은 민족적 자존심과 자력갱생 정신에 기초해 우리국가제일주의 노선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결과”라는 자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혁·개방을 선택한 몇몇 국가들을 거론하면서 이를 본받아야 할 모델이 아니라 교훈을 얻어야 할 대상으로 규정했다. 외세에 의존하는 길은 결국 국가의 자주성을 훼손하게 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학습에서는 핵 보유가 자력갱생의 대표적 성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를 더는 힘으로 어쩔 수 없게 된 적들”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핵 보유를 통해 국가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각 지역에 새롭게 건설된 지방공업공장 등 여러 시설을 자력갱생의 또 다른 성과로 제시하며 자체의 힘으로 발전을 이뤄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학습에 참여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여전히 장마당에 중국 상품이 넘쳐나는 데다 상점에서 판매되는 우리나라 상품도 중국에서 들어온 원자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이러니 주민들 속에서 우리 힘으로 이뤄낸 게 뭐가 있다고 저러느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중국, 로씨야(러시아)와 협력을 확대하는 모습을 주민들도 다 보고 있는데 주민들에게만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말고 자력갱생하라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거나 정작 사대주의를 하는 건 국가라는 지적도 있다”며 “아무리 이런 학습을 한다고 해도 주민들은 ‘매번하는 소리’라고 흘려듣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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