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교역 중심지 라선에 가짜 루블화 유통…특별검열단 급파

무역 현장은 물론 장마당에서도 루블화 통용되는 틈에 위조지폐 확산…루블화 신뢰도·가치 '뚝'

두만강 철교 하산 나진 방천 퐝찬
2019년 2월 중국 지린성 훈춘 팡촨 용호각에서 바라본 북·중·러 국경지대, 두만강 철교(조선-러시아 우정의 다리)가 보인다. /사진=데일리NK

경제무역특구인 북한 라선시에서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러시아 루블화가 유통돼 당국이 특별검열단을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러 교역 확대로 라선시에서 루블화 통용량이 늘어난 틈을 타 위조지폐가 유통되자 발 빠르게 경로 추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8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국가정보국(前 국가보위성)이 최근 중국·로씨야(러시아) 접경지역인 라선시 장마당에서 위조 루블화가 유통된 정황을 포착하고 현지에 특별검열단을 급파했다”며 “특별검열단은 지난 12일부터 라선시 일대를 샅샅이 뒤지며 위조 루블화의 유통 경로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검열은 최근 북러 간 밀착으로 무역 현장은 물론 장마당에서까지 루블화 사용이 늘어나는 분위기 속에서 단행됐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위조 루블화는 러시아 보따리상들과 거래하던 장마당 상인들을 중심으로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러시아 보따리상들과 거래하던 장마당 장사꾼들이 받은 루블화 중에서 위조지폐가 발견되면서 일이 터진 것”이라며 “위조 루블화는 겉보기에 진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장사꾼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특별검열단은 위조 루블화의 유통 경로와 출처를 추적하면서 무역 관계자를 비롯해 환전업자들까지 조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현지 상인들은 이번 검열이 장기화될 조짐에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별검열단이 전방위적인 검열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인들까지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소식통은 “현지에서는 검열이 6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장마당과 같은 외화 거래 현장을 중심으로 검열 범위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소문에 장사꾼들도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몇몇 장마당 상인들은 “최근 장마당에서 루블화가 자연스럽게 쓰이길래 루블화로 거래한 것인데, 이럴 줄 알았으면 달러나 위안화를 쓸 걸 그랬다”는 후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일로 라선시에서는 루블화의 신뢰도와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모양새다. 실제 위조 루블화 유통에 따른 불안 심리를 빌미로 루블화의 실거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소식통은 “달러나 위안화는 워낙 오래전부터 사용해 와서 장사꾼들도 위조지폐를 어느 정도 가려낼 수 있는 수준이 됐지만, 루블화는 상대적으로 거래 경험이 적어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루블화 거래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장사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북·중·러 3국 교역의 핵심 허브인 라선시에서 위조지폐 유통이 확산하고 이에 대대적인 검열까지 진행되면서 현지 무역 거래와 외화 유통 질서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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