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판양어’ 확대 도입 위한 학습 조직되는데, 현장선 ‘푸념’

취지는 좋으나 치어 공급, 물 관리, 도난 방지 대책 등 현실적 조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7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논판양어 사업에 크게 기여한 군부대 후방기지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하고 양어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유기농법인 ‘논판양어’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각지 농촌에서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방식상학(方式上學)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농촌 현장에서는 논판양어 도입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5월에 들어서면서 황해남도 각지 농촌에서는 도 농촌경리위원회 지시로 논판양어 도입을 위한 실무자 강습과 경험 토론, 단위 참관 사업이 연이어 조직되고 있다.

논판양어는 벼를 재배하는 논에 물고기를 함께 기르는 생태순환형 유기농법을 말한다. 논의 잡초와 해충이 물고기의 천연 사료가 되고, 물고기의 배설물이 천연 비료가 되는 원리다. 비료와 사료가 부족한 환경에서 알곡 생산량을 높이고 단백질(물고기) 공급원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은 논판양어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통한 인민생활 향상을 내세우는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논판양어는 여건이 취약한 지방 농촌 지역에서 큰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식량과 부식물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 청단군 신생농장 등 도내 여러 농장에서는 지난해 논판양어에서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는 실무자들을 앞세운 강습과 경험 토론이 조직됐고, 논판에 박막(비닐 방수포)을 깔아 소규모 양어못을 조성한 단위를 직접 둘러보는 참관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농촌 현장에서는 농장의 실태는 외면한 채 확대 도입을 위한 학습만 강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새로운 양어 방식을 내놓고 이건 생산성이 높다, 저건 관리가 쉽다며 계속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하나도 제대로 따라가기 힘든데 새로운 방식이 계속 나와 학습할 것만 많아진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논판양어도 의도는 좋은 것 같으나 치어(새끼 물고기)나 물 공급, 관리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조건들이 따라줘야 한다는 게 문제”라며 “보장 조건이 따라서지 않는데 경험과 기술만 배우면 다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니 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가뜩이나 고된 농사일에 시달리는 농장원들에게 양어는 또 다른 부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고기를 기르기 위해 논을 개조하는 등 여러 가지 부가적인 노동을 해야 하고, 물고기 도난 방지를 위한 경비 인원까지 자체적으로 조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 당국은 논판양어를 자원을 들이지 않고 최대 효과를 내는 ‘가성비’ 농법으로 선전하며 도입을 확대하려 하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기본 치어 공급부터 관리 체계, 도난 방지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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