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산 의료기기 수입 확대…약품 포장 설비 수요도 증가

보건의료시설 현대화·자체 의약품 생산 확대 정책 맞물리며 관련 설비 수요 높아지고 수입도 늘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6년 1월 14일 구성시 병원 준공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하에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보건의료시설 현대화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산 의료기기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체 의약품 생산 확대도 동시에 추진되면서 약품 포장 설비 수요도 높아져 관련 수입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27일 “큰 병원뿐 아니라 진료소에서도 중국산 의료기기를 많이 찾고 있어 최근 단둥~신의주를 통해 중국산 의료기기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규모가 있는 병원은 초음파 진단기나 뢴트겐선(엑스레이) 장비, 심전도 기록기 같은 전문 의료기기 수요가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진료소는 혈압계와 같은 간단한 기기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수요가 실질적인 치료 목적에 있다기보다는 ‘꾸리기’, 즉 보여주기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용 환경이나 유지관리 조건을 고려하면 실용성이 떨어지는 기기들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병원들에서도 자체적으로 고려약을 제조해 상비약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생산 확대를 독려하면서 제약공장뿐 아니라 병원 단위에서 약품 포장 설비 수요가 증가해 관련 장비 수입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일부 병원에서는 기존 종이봉투, 유리병, 비닐 중심의 수작업 포장을 줄이고 약품 포장 설비를 활용해 즙(액기스)약과 환약, 가루약 등을 보다 규격화된 형태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는 주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약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포장 상태가 좋아지니 주민들 반응이 달라졌다”며 “약 포장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이런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의료기기와 제약 관련 설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주된 배경에는 당국의 보건의료시설 현대화 정책이 깔려 있다.

현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기한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데, 앞서 건설 사업 범위에 양곡관리시설(양곡관리소)·생활문화시설(종합봉사소)·보건시설(시·군병원) 등 이른바 ‘3대 필수 대상’을 추가한 바 있다.

병원을 3대 필수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지방의 낙후된 의료체계 개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자체 의약품 생산 확대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관련 기기 및 설비 수입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3월 18일 발간한 ‘2025년 북중 무역 평가: 국가 유통망의 복원과 무역 적자의 심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 해관 자료를 토대로 2025년 북한의 대중 수입은 22억 9469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2% 증가해 코로나 이전 대비 95.8%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증가율이 큰 상위 30개 품목에 의료용 진단기와 산소호흡기 및 마사지용 기기 등 의료용품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2024년 지방발전 20X10 정책 발표 초기에는 지방에 경공업 공장 중심의 생산거점 구축에 역량을 집중했으나 정책의 외연적 확장 과정에서 경공업 공장, 생산 제품 판매를 위한 봉사소(상가·편의시설), 현대적 지방병원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계설비·건설자재·의료 장비 수입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북한에서 보건의료시설 현대화와 자체 의약품 생산 확대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련 설비 수입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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