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불안과 난방 연료비 부담에 단층집 기피하고 아파트 선호

초소 운영으로 보안 철저하고 난방 효율 높다고 소문난 아파트일수록 비싸…단층집 시대는 저물어

2018년 11월에 촬영된 나선시의 한 고층 아파트. /사진=데일리NK

최근 함경북도 청진과 평안북도 신의주 등 북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각종 범죄와 연료비 부담에 단층집보다 아파트, 특히 ‘초소’(경비실)가 있는 아파트 거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예전에는 아파트 입구가 개방돼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었으나 지금 고급 아파트들은 동 입구마다 초소가 들어서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되는 구조”라며 “초소에서 어디에 가는지, 몇 시에 나오는지까지 일일이 파악하는데, 주민들은 오히려 경비를 더 세게 서 달라고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북한 내에서 각종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직결돼 있다. 특히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생계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일부는 폭행과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지자 주민들은 단순히 도둑 예방을 넘어 생존을 위해 높은 수준의 보안 체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담장만 넘으면 침입할 수 있는 단층집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지만, 초소가 갖춰져 있는 아파트는 입구에서부터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니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평안북도 소식통 역시 “단층집은 밤마다 담장 너머로 누가 들어올까 봐 눈을 붙이기도 힘들다”면서 “강력 사건 소식이 들릴 때마다 ‘돈 좀 있는 사람들은 죄다 초소 있는 아파트로 도망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단층집 기피 분위기가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진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은 난방 연료비다.

북한의 단층집은 대부분 전통적인 온돌 구조로 돼 있어, 아궁이에서 구멍탄(연탄)이나 나무를 때 난방을 한다. 또 대도시 아파트는 본래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한 지역난방으로 설계돼 있으나 배관 노후화 등으로 인해 난방 공급이 잘되지 않다 보니 아파트 거주자들도 대개 구멍탄 난로를 설치해 개별적으로 난방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파트는 여러 세대가 밀집해 열이나 온기가 공유되는 구조적 이점이 있고, 실제로 단층집보다 난방에 드는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다. 주된 난방 연료인 구멍탄 가격이 해마다 계속 상승하는 추세에서 연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아파트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단층집에 살다가는 굶어 죽기 전에 얼어 죽는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며 “아파트는 조금만 불을 때도 온기가 도니 석탄 한 알조차 귀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아파트가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최근에는 같은 입지라고 하더라도 보안이 더 철저하고 난방 효율이 높다고 소문난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오름폭도 크다고 한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초소 운영이 잘 되는 아파트는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된다”고 했다.

결국 보안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주민들의 관심이 아파트로 쏠리면서 북한의 전통적인 주거 형태였던 단층집의 시대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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