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농촌에서 청년층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업 소득이 도시 지역의 시장 활동 소득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농촌에서 젊은 사람을 보기 어렵다는 전언도 나온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안남도 평원군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 제11차 청년동맹 대회(4월 28~30일) 결정 관철을 위한 집회를 열었지만, 참가자 가운데 농장 소속 청년동맹원의 비율은 30%를 넘지 못했다.
평원군은 농업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청년동맹 행사에서 농장 청년들의 참여 비율이 낮았다는 것은 북한 농촌에서 청년층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라고 할 수 있다. 소식통은 “실제 농촌에 나가 보면 젊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군입대나 대학 진학 같은 일반적인 사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농촌에서 청년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농촌의 생활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농촌 진흥과 지방 발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많은 농촌 지역에서는 전기와 수도 공급이 불안정하고 주거 환경도 도시에 비해 뒤처져 있다. 연료 부족으로 겨울철 난방이 충분하지 않고, 생활 위생 환경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증언이 계속 나온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농촌에 남아 생활 기반을 꾸리는 데 큰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다.
둘째, 경제적 보상이 낮고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2025년 평안남도 일부 농장에서는 농장원 1인당 연간 분배가 강냉이(옥수수) 수백㎏과 소액의 현금에 그친 사례가 있었다. 지역과 농장별 차이는 있겠지만, 농장 분배만으로 한 해 생계를 안정적으로 꾸리기는 쉽지 않은 수준이다.
결국 많은 농가가 농장 분배보다는 장마당 활동, 개인 부업, 자녀들의 도시 시장 활동에 의존해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농촌 마을에서는 생활 형편이 비교적 나은 가구 상당수가 자녀들이 시장에서 벌어오는 돈에 기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농촌의 생계 유지에서 청년층의 시장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도시로 나가 장사나 운송, 서비스업 등 시장경제 활동에 참여하면 농촌에 남아 있을 때보다 더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농촌 청년들이 도시로 나가려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농장 일만으로는 결혼, 주거, 가족 부양 등 미래 생활을 설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셋째, 농촌 노동의 강도가 여전히 높다. 북한 농업은 기계화 수준이 낮고 인력 의존도가 크다. 특히 모내기, 김매기, 가을걷이, 탈곡 시기에는 목표량을 채우기 위한 집중 동원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청년층은 장시간 노동에 투입되기 쉽다. 농촌에 남으면 힘든 노동은 계속되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군 입대나 돌격대, 외부 건설 동원 등을 통해 농촌을 벗어나려 하고, 여성들은 도시 지역으로의 결혼이나 장사 활동을 통해 생활 공간을 옮기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단순한 개인 선택이라기보다 농촌의 낮은 소득 구조와 열악한 생활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에게 “나라의 쌀독을 책임지라”고 강조하며 농촌 탄원과 청년 동원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자발성을 앞세운 정치적 동원만으로 농촌 청년 이탈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청년들이 농촌에 남으려면 구호가 아니라 생활의 전망이 필요하다. 농사를 지어도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고, 시장과 연결해 더 나은 생활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북한 농촌 문제의 핵심은 농장을 시장과 어떻게 안정적으로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농가가 생산물의 일부를 자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농촌 지역에 소규모 시장과 유통 거점을 마련하며, 도시 소비지와 농촌 생산지를 연결하는 제도적 통로를 넓혀야 한다. 국가가 모든 유통과 판매를 통제하려 하기보다 농민과 농장이 실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
농촌을 살리려면 청년들에게 “남으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촌에 남아도 생활이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시장과 연계된 소득 기반을 만들고, 농업 활동이 안정적인 생계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북한 농촌 회복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