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청진산 인조고기와 두부밥용 두부튀김을 중국으로 가져가 판매하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재료가 국경 넘어 중국에서 거래되면서 관련 상인들의 수입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즘 화교들이 ‘청진인조고기’로 불리는 인조고기와 두부밥을 만들 때 쓰는 두부튀김을 중국으로 가져가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덕분에 인조고기밥이나 두부밥을 파는 음식 장사들이 돈벌이가 좋아져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조고기는 콩기름을 짜내고 남은 대두박을 가공해 만든 음식으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식량난 속에서 고기 대체 식품으로 본격 확산됐다. 지금도 인조고기밥은 북한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꼽히며, 반찬용 인조고기 역시 장마당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진에서 생산되는 인조고기는 식감이 유독 쫄깃해 주민들 사이에서 ‘청진인조고기’라는 고유 명칭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두부밥 역시 북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두부를 기름에 튀긴 뒤 그 안에 밥을 넣고 양념을 발라 먹는데, 최근에는 청진인조고기와 더불어 이 두부밥의 핵심 재료인 두부튀김이 화교들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고 있다. 길거리 음식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와중에 화교들이 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에 팔기 시작하며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화교들이 인조고기밥이나 두부밥을 만들어 파는 음식 장사들에게서 대량으로 인조고기나 두부튀김을 주문하고 있어 음식 장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진인조고기와 두부튀김의 중국 진출은 북한 주민들의 생계형 먹거리 재료가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 지린성과 랴오닝성 일부 지역에서는 북한산 인조고기와 두부튀김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음식을 취급하는 중국인 상인들과 현지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주요 고객층이라고 한다.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화교들이 가져온 재료들을 조선(북한) 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국인 상인들이 넘겨받아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한다”면서 “중국에도 재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조선에서 들여온 게 훨씬 고소하고 맛있다는 인식이 있어 지속적인 수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현재 북한 내에서는 화교들의 주문이 특정 상인들에게만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맛도 위생도 검증된 음식 장사들에게 주문이 쏠리기 때문에 주문을 받지 못한 음식 장사들은 어떻게든 거래선을 만들어보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주문을 받은 상인들이 물량 준비 때문에 장사하러 나오지 못하는 날에는 다른 상인들이 평소보다 음식을 더 팔기도 해 분위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소식통은 “주문을 받지 못한 음식 장사들도 그런 날에는 만들어 온 음식을 남김없이 팔 수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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