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혼수도 없이 시집보내진 어린 신부 사연에 주민들 동정

재혼 앞둔 신부 어머니가 예장함도 없이 딸 서둘러 시집 보내 비난 쏟아져…"딸 치워버린 것 아니냐"

함경북도 국경지대 모습. 소달구지에 북한 주민이 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국경 지역 군(郡)의 한 농촌 마을이 제대군인 출신 농장원에게 시집보내진 한 스무 살 어린 신부의 안타까운 사연으로 들끓고 있다. 신부의 어머니가 자신의 재혼을 앞두고 딸을 변변한 혼수도 없이 서둘러 시집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과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 양강도 국경 지역 군(郡)의 한 농촌에서 스무 살 꽃다운 나이의 여성이 올해 3월 제대한 20대 후반 제대군인 출신 농장원에게 시집갔는데, 이불 한 채도 없이 몸만 달랑 가게 된 이 여성에 대해 주민들이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의 사연이 주목을 받게 된 건 이 여성의 어머니가 자신의 재혼을 앞두고 딸을 지나치게 무성의하게 시집보냈기 때문이다.

실제 주민들은 이번 혼인이 약혼식만 간소하게 진행되고 결혼식은 아예 치러지지 않은 점, 신부 쪽이 준비한 ‘예장함’(예물함)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점을 두고 뒷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앞서 신랑 측 주도로 치러진 약혼식은 겨우 모양새만 갖춰 진행됐다. 신랑 측이 신부 집을 찾아 농마국수와 떡, 반찬 몇 가지를 차려놓고 신부 친구 몇 명과 동네 주민 일부를 불러 약혼 사실을 알리는 수준에서 식을 마쳤다.

소식통은 “신부 어머니는 딸의 결혼 상대가 제대군인 출신이어서 일반 농장원보다는 조건이 낫다고 생각한 것 같으나 남자 쪽의 집안 형편은 그리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 며칠이 지나 신부는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않은 채 신랑 집으로 들어갔는데, 정식 결혼식이 생략된 것뿐만 아니라 신부 쪽이 준비한 예장함을 대중에 공개하는 절차까지 생략된 것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 농촌에는 신부 측이 시댁 식구들에게 줄 선물을 담은 예장함을 온 동네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이만큼 혼수 준비에 정성을 들였다는 것을 과시하는 풍습이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신부의 면을 세워줄 이런 최소한의 절차조차 없어 신부의 엄마를 향한 비난이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마을의 노인들은 신부의 어머니에게 새 이불은 못 해주더라도 집에서 덮던 이불에 새 천이라도 씌워 보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본인도 재혼을 서두르던 터라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신부 어머니가 새 남편을 얻기 위해 딸을 서둘러 시집보낸 것이라는 말이 많다”며 “실제로 신부 어머니는 이달 초에 재혼했는데, 이에 주민들은 ‘자기 재혼에 방해가 될까 봐 딸을 서둘러 치워버린 것 아니냐’며 손가락질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부 어머니에 대한 비난은 아무것도 없이 신랑 집에 들어가 살게 된 어린 신부를 향한 동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딸을 시집보낼 때는 최소한 이불이나 살림 몇 가지는 챙겨 보내야 하지 않겠냐”며 “빈 몸으로 시댁 문을 넘은 어린 신부가 앞으로 겪을 고생을 생각하며 마을 주민 모두가 안쓰러워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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