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용 젓갈 빼돌려 배 불린 수산사업소 일꾼들 공개재판 받아

통째로 바꿔치기하고 파손·변질돼 폐기했다 허위 보고하고…'반국가 행위'로 무기형 선고받기도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황해남도 해주시의 인민군 산하 수산사업소에서 군납용으로 생산된 젓갈을 빼돌린 일꾼들에 대한 공개재판이 이달 중순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4·15를 앞둔 지난 13일 해주시에 위치한 인민군 산하 수산사업소에서 군용으로 생산한 수십톤의 젓갈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일꾼들과 관련자들에 대한 삼엄한 공개재판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초 국정가격으로 군(軍) 상점에 공급돼야 할 건뎅이(곤쟁이)젓, 호드기(참오징어)젓, 참굴젓, 새우간장 등 수십 톤의 수산 가공품이 장마당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이 발각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바에 따르면, 수산사업소 일꾼들은 호드기젓, 참굴젓 같은 비교적 고가의 제품을 소금물만 채워 무게를 맞춘 것으로 통째로 바꿔치기하는 대담한 수법을 동원하는가 하면 건뎅이젓, 새우간장 등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장마당 큰손들에게 넘기면서 장부에는 유통 과정에서 파손이나 변질로 폐기했다는 허위 보고를 올렸다.

그리고 그렇게 제품을 빼돌려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으로 자신들의 뒷주머니를 채우거나 상급 간부들 입막음용 뇌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명절 공급용으로 배정된 물량에까지 손을 댔는데, 부실한 젓갈 제품을 공급받은 주민들의 신소가 이어지면서 도 검찰소가 3개월간 추적한 끝에 비리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이달 중순 진행된 공개재판 무대에는 이 사건에 개입했거나 연관된 수산사업소 일꾼들뿐만 아니라 빼돌려진 제품을 받아준 장마당 큰손들도 올랐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공개재판에 끌려 나온 수산사업소 일꾼들을 향해 야유를 보냈고, “군인들과 인민들이 피땀 흘려 만든 젓갈로 자기들 배만 불렸다”며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개재판에 참석한 군인들 역시 자신들이 거친 바다에 나가서 힘들게 잡아 올린 수산물이 정작 군인들과 인민들이 아닌 수산사업소 일꾼들과 장마당 큰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쓰였다는 사실에 분노를 표출했다.

소식통은 “공개재판에서는 ‘국가 생산물 약탈 범죄는 반국가 행위’라며 강력한 철퇴를 내려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며 “일부 일꾼들에 대해서는 단순 교화형이 아니라 무기 교화형 등 극형에 가까운 판결이 내려졌고, 이 엄중한 판결에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무거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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