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 접경 지역 세관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인조가죽 장판, 이른바 ‘레자’가 수입되고 있지만, 경제난 심화로 인해 주민들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세관을 통해 여러 종류의 레자(인조가죽 장판)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과거보다 품목은 다양해졌는데, 실제 수요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통상 봄과 가을이 집수리철로 여겨져 이 시기에는 바닥재로 쓰이는 레자 수입이 증가한다. 또한 그 영향으로 4월이면 시장에서 레자를 구매하는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타일 등 상대적으로 고급 자재를 선호해 이미 레자 수요층에서 이탈한 상태고, 저소득층 주민들은 주머니 사정이 더욱 악화하면서 구매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레자의 판매 부진은 저소득층의 구매력 약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실례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레자의 가격 상승도 수요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장판용 인조가죽은 1㎡당 약 50위안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규격으로 된 제품이 약 30위안에 판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60% 넘게 오른 셈이다.
무역업자들이 레자를 꾸준히 들여오고 있지만, 주민들의 소득 여건이 악화된 데다 가격 부담마저 커져 수요가 그만큼 줄어든 상황에서 이전처럼 제품이 빠르게 유통·소진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잘사는 집은 문짝부터 다르고, 집안에 들어서면 바닥이 모두 유리(타일)로 돼 있어 단번에 잘사는 집이라는 티가 난다”며 “반면 밥술이나 겨우 뜨는 집들에는 여전히 레자를 깔고 사는데,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 형편 악화로 새것으로 교체할 여력이 없는 세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1㎏에 4000원 하던 쌀값이 지금 3만원대로 올랐을 정도니 다른 물건 값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며 “시장에 나오는 물건들도 훨씬 다양해진 게 사실이지만 물건이 쌓여 있어도 비싸서 선뜻 물건을 사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북중 간 무역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시중에 수입품 공급은 늘었지만, 정작 주민들의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공급과 수요 사이에 뚜렷한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주식이 쌀에서 강냉이(옥수수)로 바뀔 정도로 생활 수준이 떨어지고 식량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집들이 적지 않다”며 “당장 식량 마련에 급급할 정도니 낡거나 해진 레자 교체 등 집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버티는 집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 뛰는데 주민들의 벌이는 회복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시장에 물건이 없는 게 아니라 물건이 있어도 살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