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살인 저지른 청년들에 ‘반국가적 행위’ 정치적 죄목 씌워져

강도 살인으로 체포된 사리원시 20대 청년들 공개재판에…"인간쓰레기들을 처단하라" 구호 반복 제창

북한이 주민 교양용으로 제작한 동영상 화면. 공개 비판장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최근 행인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이다 살인까지 저지른 20대 청년들에 대한 공개재판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사리원시에 사는 2명의 20대 청년이 지나가는 주민을 상대로 2인조 강도 행각을 벌이다 살인까지 저질러 체포됐으며, 지난 8일 수백 명의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군중심판(공개재판)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공개재판에서 폭로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사리원시 외곽의 어두운 골목에서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40대 여성 주민을 습격했다.

이들은 당시 이 여성에게 가지고 있는 돈과 짐을 모두 내놓으라고 겁박했으나 가족의 생계가 달린 자산을 순순히 내놓을 수 없었던 여성이 마지막까지 필사적으로 저항해 나서자 그를 상대로 무차별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피해 여성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상태에서도 발길질하는 등 가혹한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끝내 이 여성이 가지고 있던 돈과 짐을 챙겨 산속으로 달아났다.

사리원시 안전부는 사건 발생 직후 도주한 가해자들에 대한 끈질긴 추격을 거듭한 끝에 사흘 만에 이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소식통은 “군중심판에서는 확성기를 통해 ‘당이 청년들을 9차 당대회 결정 관철의 척후대로 믿어주었건만, 이 쓰레기들은 강도로 돌변해 여러 차례 범죄를 일삼고 급기야 무고한 여성 인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죄상이 낱낱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포승줄에 묶인 채 재판장에 끌려 나온 가해 청년들은 내내 고개를 푹 떨구고 있었고, 현장에서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인간쓰레기들을 처단하라”는 구호가 기계적으로 반복 제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재판장에는 피해 여성의 유가족들도 나왔는데, 이들은 가해 청년들 앞에서 오열하며 통곡하는 모습을 보여 현장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군중심판에서 이들에게는 이전과 달리 ‘단순 강도 살인’이 아닌 ‘정책 집행을 방해하는 반국가적 행위’라는 정치적 죄목이 씌워졌다”며 “이는 주민들에게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강력 범죄는 정치적 잣대로 평가해 엄단하겠다는 경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개재판에서는 가해 청년들에 대한 최종 형량 선고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들은 다시 안전원들에 의해 끌려가 호송차에 태워졌다”며 “이후 추가 심판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형 선고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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