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미련 품은 자 가차 없이 처단”…‘사상적 요새화’ 주력

당 비서국, 여전히 통일을 운운하는 자들 모조리 찾아내 소탕하라 지시…내부에 극도의 공포감 흘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진행된 노동당 대회 5일차 회의에서 ‘결론’을 통해 “어떤 도전도, 그 어떤 정세변화도 우리의 전진을 지체시킬 수도, 막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고 2월 2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9차 당대회 이후 사상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통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거나 국가 정책에 불만을 품은 이들을 색출·소탕하라는 내적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과거 남북 대화나 교류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간부들까지 전면적인 재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극도의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은 이달 초순 대적지도국(10국)에 국가보위기관과 합동해 당과 정부에 불만을 품은 불순분자들과 통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여전히 통일을 운운하는 자들을 모조리 찾아내 소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문에는 “대남 사업의 전환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사상적 결전”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통일에 대해 일말의 환상이라도 가진 자들은 혁명대오의 이탈분자이자 변질분자로 간주해 가차 없이 처단하라는 강경한 기조가 담긴 것이다.

또한 지시문에는 남부 국경 요새화를 저해하는 그 어떤 요소도 용납하지 말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특히 당 비서국은 대적지도국이 보위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보위기관의 강력한 물리력을 동원해 내부의 동요를 원천 차단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 남북 대화나 교류 사업을 담당했던 간부들의 행적과 발언을 전수 조사하라는 명령도 하달됐는데, 조사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친남’(親南)적, 통일지향적 성향이 포착되는 경우 혹은 과거 대남 유화적 발언이 드러날 경우 즉각적인 숙청 조치를 단행하라는 지침이 덧붙여졌다.

소식통은 “이번 당중앙의 지시는 대남 사업의 모든 과정에서 ‘민족’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자는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이며, 오직 한국을 적대시하고 장벽을 쌓는 일에만 충성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포를 통해 공화국 내의 대남 인식 자체를 재편함으로써 조선반도(한반도)의 물리적 단절뿐만 ‘사상적 요새화’를 완결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는 향후 조한(남북)관계를 더욱 극단적인 대결 국면으로 몰아넣는 촉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김정은 체제가 ‘두 국가 노선’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사상적 이탈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일에 대한 일말의 미련마저 공포로 억누르려는 고강도 통제 조치를 통해 물리적인 국경 요새화보다 더 견고한 ‘마음의 장벽’을 쌓는 데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지시문이 내려지자 대적지도국 내부에는 전례 없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보위기관 요원들은 관련 부서 일꾼들의 휴대전화를 검열하는 것은 물론 가택수색까지 불사하고 있다”며 “자칫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정치·사상적 문제로 비화해 목이 날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일꾼들이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업무 등 과거 남북 교류의 상징적인 사업에 종사했던 이들이 보위기관의 집중 감시 대상에 오르면서 줄줄이 소환 조사를 받고 있는데, 간부들은 언제 어떤 구실로 끌려가게 될지 모른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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