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경찰제도 도입을 공식화한 이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그동안 혁명역사 교육에서 경찰은 계급적 원수라고 배워줬는데(가르쳐줬는데) 이제 와서 경찰이 나쁜 말이 아니라면 혁명역사에서 계급적 원수라고 배워주는 그 경찰은 대체 누구냐며 수군거리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혁명역사 교육에서 경찰은 주민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존재로, 지금껏 적대 및 타도 대상으로 다뤄져 왔다.
실제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 조국 해방 서사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사건으로 언급되는 ‘보천보전투’도 김일성의 항일유격대가 보천보의 일본 경찰주재소를 공격해 경찰을 소탕하는 등 큰 승리를 거두고 주민들을 구했다는 내용으로 묘사되고 있다.
또 북한은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을 항일 여성 영웅으로 추켜세우고 있는데, 김정숙 혁명역사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도천리 지하공작 과정에서의 양민보증서 사건도 결국 일제 경찰에 맞선 사례로 교육되고 있다.
소식통은 “이런 사건들은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과정에서도 반복적으로 다뤄지는 핵심적인 것들이고 특히 도천리 양민보증서 사건은 혁명역사 시험에 빠짐없이 나온다”며 “그런데도 경찰이 나쁜 말이 아니라니 ‘지구가 도는지 해가 도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경찰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치안 조직 체계 및 제도를 수립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러한 변화가 현실에서는 사회 통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경찰 기구 수립에 주민 통제 강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석하면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지금도 주민들을 들볶는 안전원들을 ‘오빠시’라고 부르며 싫어하는데, 경찰로 바뀌면 오히려 더 악랄해지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며 “혁명역사 교육을 통해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인지 일상적으로 단속이 더 세져 삶이 더 팍팍해질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법률제도를 강화하는 문제와 관련해 “우리 국가의 정치적 안전과 시대의 변화발전적 요구에 맞게 우리나라에 부합되는 경찰제도를 내오는 문제”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경찰제도를 수립하는 것은 국가 운영의 필수적 요구이며 원래 경찰이라는 말자체도 나쁜 것이 아니다”면서 “치안유지 사업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진행하기 위해 법투쟁 분야를 세분화, 전문화한 경찰제도를 수립하는 것은 당연하고 유익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제도의 수립과 관련하여 모든 사람들이 옳은 인식을 가지도록 해설 선전사업도 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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