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감기 환자 느는데 약값 너무 비싸…“그냥 참고 버틴다”

약값, 의료비 부담에 치료 포기하고 민간요법에 의존…"약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7월 16일 “인민들의 건강증진을 제일가는 중대사로 여기는 우리 당의 숭고한 뜻에 떠받들려 전국적으로 표준약국 건설이 힘있게 추진되는 속에 평양시에서 구역, 군들의 표준약국 건설을 성과적으로 결속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일교차가 큰 환절기를 맞아 북한 내에도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비싼 약값과 의료비 부담에 약국이나 병원 등 보건·의료시설을 찾는 주민들은 여전히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그저 ‘참고 버티기’만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혜산시에도 감기 환자가 크게 늘었다”며 “병원에 한 번 가면 큰돈을 내야 하고, 약국에는 원하는 약이 없고, 장마당에서 파는 약은 너무 비싸서 감기 환자 대부분은 아예 치료를 포기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혜산시 장마당에서는 항생제인 페니실린 주사약 1병이 북한 돈으로 1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해열진통제인 파라세타몰은 6알짜리 한 봉투에 13만원 수준이고, 아스피린은 10알짜리 한 봉투가 2만 2000원으로 그나마 저렴하나 이마저도 쌀 1㎏ 가격과 맞먹어 주민들이 선뜻 구매하지 못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식량 사정이 어려워 쌀 1㎏이 아쉬운 가정에서 아프다고 아스피린 한 봉투를 사 먹겠느냐”며 “간단한 증상을 치료하는 약값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다 보니 웬만하면 약을 사 먹지 않고 아파도 참고 넘기려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약을 사 먹거나 병원에서 치료받을 대신 소금물로 입을 헹구는 등의 민간요법으로 버티며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장마당에는 이른바 ‘중국약’, ‘독일약’, ‘유엔약’ 등으로 불리며 유통되는 수입산 의약품들도 있지만, 이런 수입산 약은 효과가 거의 없다는 소문이 파다해 국내에서 생산된 의약품을 찾는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수요가 많아지니 가격도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생산된 의약품으로 유통되는 것들 중에는 불법적으로 장마당에 흘러나왔거나 가짜도 많아 판매 단속까지 강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 역시 의약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소식통은 “효과를 믿고 국산 약을 찾는 사람들이 있지만, 판매 단속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며 “그래서 사려고 해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페니실린이나 마이실린 같은 약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병원이나 약국에 가더라도 약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장마당으로 흘러나오는 약은 돈 있는 사람들만 구해 쓰는 상황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아픔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 당국은 의료시설 건설, 의약품 자급자족 및 유통 관리 체계 정비, 의료 인력 역량 강화, 과학기술 기반의 의료 시스템 확충 등을 내세운 ‘보건 혁명’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주민들이 비용 문제로 병원 치료나 의약품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고, 질병 대처에 개인의 경제력이 크게 좌우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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