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외식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계산 방식에서는 음식값을 공평하게 나눠 내는 ‘더치페이’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은 일주일에 2~3번 점심시간에 동무들과 함께 식당을 찾아 점심을 해결한다”며 “잘사는 가정의 자녀들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자녀들이 찾는 식당은 뚜렷이 구분되지만, 음식값을 똑같이 나눠 계산하는 방식은 비슷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흥시 고급중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집안 형편에 따라 생활 수준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무리를 형성해 수업이 끝난 뒤나 휴일에 함께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는 외식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무리에 따라 이용하는 식당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예컨대 형편이 좋은 가정의 자녀들은 고급 식당을, 생활 수준이 일반적인 가정의 자녀들은 일반 개인 식당을 이용하는 등 계층에 따른 외식 소비 양상이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생활난에 처한 가정의 자녀들은 식당을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저 비슷한 형편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그치고 있다.
고급 식당은 기본적으로 음식 가격이 북한 돈 5만원을 넘고, 일반 개인 식당도 2만 5000원부터 시작되다보니 각기 집안 사정에 맞게 찾는 식당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외식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에서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바로 엔(N)분의 1로 불리는 더치페이가 학생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차례로 돌아가며 돈을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인원수로 나눠 각자 내는 형태로 바뀐 게 특징”이라면서 “이는 계층을 막론하고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부 기성세대는 함께 어울리면서도 비용은 철저히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북한의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특히 금전적인 부분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실리주의적 경향이 뚜렷한데, 이것이 외식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함경북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학생들 나이에는 집보다 친한 또래들과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훨씬 많고, 그래서 함께 식당을 찾는 횟수도 잦다”며 “이 과정에 특정 한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는 드물고, 각자 돈을 모아 균등하게 나눠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 속에도 더치페이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있는데, 청년들의 경우에는 총음식값을 인원수에 맞게 나눠서 내는 청소년들과 달리 각자 먹을 것을 시키고, 자신이 먹은 것은 자신이 부담하는 방식이 더 선호된다고 한다.
이전에는 누가 더 먹었는지와 관계없이 형편이 되는 한 사람이 내거나 비용을 똑같이 나눠 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인별로 먹는 음식의 양이나 마시는 술의 양이 다르다 보니 최근에는 각자 시켜 먹고 각자 내는 방식이 더 자연스럽게 굳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마찬가지로 이는 시장화의 심화 속에서 점차 내면화된 개인주의적, 실리주의적 사고 및 태도가 맞물려 나타난 새로운 문화로 풀이된다.
이런 모습을 본 기성세대들은 “그럴 바엔 왜 함께 먹는지 모르겠다”, “그러고도 동무라고 할 수 있나”, “우리는 따분해서라도 그런 행동은 하지 못한다”라는 말들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부모 세대와 새 세대 간 인식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며 “세대에 따라 생각하는 바가 너무 다르고, 이런 인식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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