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 배만 불려주는 군부대 수산기지?…軍 보위부 검열 착수

생산물 사적 유통했다는 노동자 신소 제기돼…내부에선 “형식적 조사와 처벌에 그칠 것” 전망 나와

김정은 수산사업소
2019년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825 수산사업소와 통천 물고기 가공사업소를 방문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 주둔하는 9군단 산하 수산기지에서 생산물의 사적 유통 문제가 제기돼 군단 보위부가 검열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9군단 보위부는 지난 15일부터 군단 산하 수산사업소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수산사업소 간부들이 생산물을 자의적으로 나눠 갖는 문제가 제기되면서다.

수산사업소는 관례적으로 노동자들이 결혼식이나 환갑 등 집안 행사가 있을 때 잔치상에 올리라며 물고기를 챙겨주는데, 최근 한 노동자가 “간부들은 생산물을 많이 가져가고 종업원은 고작 게 몇 마리 받는 게 전부”라며 군단 정치부와 보위부에 신소(신고)를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이 노동자는 수산사업소 간부들이 생산물을 빼돌려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상납하는 수산물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있다는 점도 고발했다.  그러면서 수산사업소가 생산하는 홍합의 5%만 군부대에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군단 정치부와 보위부 양쪽에 모두 신소한 것은 어느 한 곳에만 신소를 올릴 경우 조사나 후속 조치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노동자는 수산사업소 간부들의 생산물 사적 유용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수산사업소에서 생산한 해산물이 군부대에 공급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소식통은 “수산사업소는 후방부 산하에 있지만 군관들도 인맥을 통해 생산물을 요청하는 구조”라며 “군부대에는 생산물이 1년에 한 차례 공급될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마저도 군단 직속 부대나 군단 군의소에 돌아갈 뿐, 일반 병사들은 복무 기간 수산물은 구경도 잘 하지 못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군부대에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수산사업소가 실상은 간부들과 일부 군관만을 위한 생산기지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군단 보위부의 검열이 시작되면서 신소를 제기한 노동자는 수산사업소 간부와 동료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생산물을 사적으로 나눠 갖는 게 일상적인데 쓸데없이 일을 키워 평판에 흠집을 내고 괜히 분위기만 어수선하게 만들었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검열은 군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수산사업소 간부 교체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책임 있는 간부들도 비판서 작성이나 경미한 처벌 수준에서 검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도 형식적인 조사와 처벌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군인들의 식생활 보장을 위해 운영돼야 할 수산기지가 간부들 배만 불려주는 곳으로 전락한 지 오래라 그 구조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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