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 생산한 퇴비 하마터면 도둑맞을 뻔…결국 ‘밤샘 경비’ 등장

9군단 지휘부 산하 경리부 부업반 노동자들, 퇴비 지키려 밤마다 적치장 교대 경비 나서

북한 주민들이 퇴비를 모으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9군단 지휘부 산하 경리부 부업반이 힘들게 생산한 퇴비를 도둑맞을 뻔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경리부 부업반 소속 노동자들은 밤마다 퇴비를 지키는 교대 경비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당대회 기간이었던 지난달 21일 밤 9군단 지휘부 인근에 퇴비 적치장에 누군가 수레를 끌고 와 퇴비를 몰래 실어 가려다 발각됐다.

수레라고 해도 1톤 이상의 퇴비가 실리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 있었으나 퇴비를 훔치려던 인원들이 발각되자마자 화들짝 놀라 재빠르게 달아나면서 다행히 퇴비는 도둑맞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 퇴비 생산을 맡아 온 경리부 부업반 노동자들은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번갈아 가며 퇴비 적치장 교대 경비를 서고 있다.

지휘부 경리부는 자체 부식물 조달을 목적으로 노동자들을 두고 부업 농사를 짓고 있으며, 농사에 필요한 비료 확보를 위해 5~7명 정도의 인원을 퇴비 생산에 전담 배치하고 있다.

이번에 도둑맞을 뻔했던 퇴비도 부업반 노동자들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집중 생산한 것으로, 그 양이 수십 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퇴비 생산을 전담한 부업반 노동자들은 지난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여름에도 등짐에 바께쯔(양동이)를 매달아 공동변소를 돌며 인분을 모으고, 오물장에서 탄재를 긁어모아 퇴비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생산한 퇴비는 질이 좋아 다른 재와 섞어도 쉽게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년 초 어김없이 진행되는 ‘퇴비전투’ 분위기 속에서 9군단 지휘부 산하 경리부 부업반이 질 좋은 퇴비를 쌓아 두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이 퇴비를 몰래 훔쳐 가려고 노리는 주민들이 많다는 점이다.

모든 기관·기업소, 학교, 인민반은 매년 퇴비 생산 과제를 할당받고 이를 조직이나 개인별로 총화(평가)받기 때문에 퇴비 생산뿐만 아니라 도둑질에도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경리부 부업반이 생산한 퇴비는 질이 좋아 다른 재를 섞어도 쉽게 통과된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경리부 부업반 노동자들이 생산한 퇴비가 조금씩 없어지는 일은 그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큰 구루마(수레)로 실어 가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며 “퇴비를 도둑맞으면 그 책임을 부업반 노동자들이 모두 져야 하니 직접 경비를 조직해 밤을 새워가며 퇴비 지키기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퇴비를 생산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것을 도둑맞지 않으려 밤새워 지키는 것도 고역 아니겠냐”며 “생산 부담에 더해 도난 방지 책임까지 부업반 노동자들이 모두 짊어지는 모습이 참 애달프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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